오 측 '상해 인과성 없다' 강제추행치상 혐의 부인 반박
피해자 "진료·약 필요없는 인생, 제가 가장 소원하는 것"
성폭력상담소 "사건당일 수차례 추행 끝에 물리적 폭력도 동반"
오거돈 피해자 "상해 예견 못해? 명백한 강제추행"(종합)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선고를 하루 앞둔 28일 피해자와 오거돈 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가 '오 전 시장 성폭력은 명백한 강제추행이며 상해 인과성이 명확하다'며 오 측 변론을 반박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 A씨는 28일 오전 공개한 입장문에서 "상해를 예견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평소 건강했기에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그쳤을 뿐 살면서 단 한 번도 정신병원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사건 직후부터 지금까지 매일같이 약을 먹지 않으면 잠들 수 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원할 때마다 전문의가 작성했던 소견서가 모두 오거돈의 책임이라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오거돈의 태도와 인지부조화라는 어이없는 주장, 쟁쟁한 변호인단을 거느리고 변호하는 모습이 제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병원 진료와 약이 필요 없는 인생은 피해자인 제가 가장 소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오거돈이 지난 결심공판에서 본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한 언론의 관심과 수사 장기화는 모두 오거돈의 여죄와 지금까지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5분간 짧은 추행이라는 기막힌 말로 괴소문 생성 시발점을 만들고 변호사를 통해 재판을 수차례 연기하는 등 사건 지연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오거돈 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이날 오전 부산 동래구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거돈 성폭력 사건은 강제추행이며, 상해 인과관계도 명확하며 가해자가 피해자의 고통도 예견 가능했던 명백한 강제추행치상 범죄"라고 말했다.

앞서 오거돈 측은 결심공판에서 '(가벼운) 기습추행이므로 피해자 상해가 자신의 추행 행위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며 상해를 예견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공대위는 기습추행이 아닌 강제추행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공대위는 피해자 보호로 인해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공개 못 하는 상황에서 "오거돈은 사건 당일 수차례 추행 끝에 명백한 물리적 폭력을 동반한 추행을 했다"며 "이는 오거돈이 수사 과정과 1차 공판에서도 인정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대위는 또 "사건 전 피해자가 단 한 번도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없는 점, 검찰과 수사 지연과 정치권, 언론의 관심은 오거돈 여죄와 지위 때문인 점 등을 들어 상해 인과관계는 명확하며 오거돈은 충분히 피해자 고통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사건 직후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까지도 매주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오 전 시장 측이 '잘못을 시인하고 사퇴하였으며, 성 인지 감수성은 최근에 나온 단어로 70대는 구습에 익숙하며 지속적이지 않은 성폭력은 권력형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오거돈은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명확하다"는 입장이다.

오거돈 피해자 "상해 예견 못해? 명백한 강제추행"(종합)
공대위는 오거돈 최측근이라는 남성 전화로 두려워진 피해자가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사퇴하겠다고 한 점, 사퇴 공증도 오거돈이 원하는 법무법인 부산에서 하였고, 피해자가 원하는 2차 피해 예방 요구는 묵살한 채 일방적으로 행동한 점,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건을 축소했으며 잠적한 뒤 1년간 한 번의 사과도 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오 전 시장이 반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부산시장이 성 인지 감수성이 없었다는 주장은 가중처벌 사유여야 하며 권력형 성폭력의 핵심은 가해자가 가진 권력인데 오거돈은 대학총장, 장관, 부산시장까지 역임한 거물급 정치인이며 범행은 피해자의 문제 제기로 저지된 점 등을 들어 권력형 성폭력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공대위는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증오보다 용서를 택해달라. 지금은 노령의 치매 노인일 뿐'이라는 오 전 시장 측 주장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 과도한 합의 시도는 오히려 괴롭힘일 수 있다"며 "많은 성폭력 가해자들이 감형을 위해 범행 당시 심신미약을 주장하듯이 치매는 감형을 위한 계산"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