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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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유튜브 채널을 보다 반가운 음식을 만났다. 그 주인공은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 A씨가 자주 찾던 패밀리레스토랑(팸레)인 베니건스의 인기 메뉴였다.

A 씨는 "소개팅부터 가족행사까지 즐겨 먹었던 메뉴였다. 그러나 언제인가부터 패밀리레스토랑을 찾지 않게 됐고, 이후 베니건스가 사업을 접은 후에는 맛보지 못했던 메뉴였다"고 회상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베니건스와 함께 패밀리레스토랑 전성기를 이끈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TGIF)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가 새 출발에 나선다. 패밀리레스토랑 쇠락기를 거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두 브랜드가 새 주인을 맞는 것.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주 아웃백의 새 주인 향배가 가려진다. 최대주주인 국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아웃백 지분 100%를 걸고 지난 25일 본입찰을 실시했다. 본입찰에 참여한 bhc그룹과 대신PE 컨소시엄 2곳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르면 이번주 선정될 전망이다.

앞서 롯데GRS는 국내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TGIF를 PEF 운용사 산하 엠에프지코리아에 매각했다. 다음달 30일부로 국내 점포 15곳과 TGIF 관련 사업 일체를 엠에프지코리아에 양도한다는 방침이다. 엠에프지코리아의 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로 레스토랑 매드포갈릭을 운영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인수·합병(M&A)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2002년 롯데 측에 매각된 TGIF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이후 업황의 부침을 이기지 못했다. 2013년 한때 50곳이 넘었던 매장 수는 현재 15곳으로 축소됐다. 패밀리 레스토랑 인기가 식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2017년에도 한 차례 매각이 시도됐으나 성사되지 못했고,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해 올해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어펄마캐피탈 측은 이번 TGIF 인수를 통해 브랜드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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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면 아웃백은 2016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스카이레이크에 인수된 후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테이크 하우스'란 브랜드 가치에 집중해 메뉴를 개발하고 이를 입증한 점이 주효했다. 재고 관리 시스템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모든 고기를 냉장 유통해 프리미엄 스테이크의 맛을 구현한 결과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여파에도 아웃백은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7%, 41% 증가한 2973억원과 236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며 꾸준히 신규 성장 동력을 찾은 점도 높이 평가받는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패밀리레스토랑의 인기는 뜨거웠다. 기념일에 연인,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 위해 주말에는 미리 예약을 하거나 한 시간가량 줄을 서야 했다. 1988년 문을 연 코코스를 시작으로 스카이락, TGIF, 씨즐러, 마르쉐, 토니로마스, 베니건스, 빕스, 아웃백 등이 황금기를 이끌었다.
사진=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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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객의 입맛이 점차 까다로워졌고, 서울 곳곳의 '핫 플레이스'들이 고객을 흡수하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 줄폐점이 이어졌다. 마르쉐와 씨즐러가 2013년 문을 닫았고, 토니로마스(2014년) 베니건스(2016) 등도 폐점 흐름에 합류했다. 남아있는 빕스 등도 코로나19 타격을 입으며 세가 예전 같지는 않은 상황이다.

외식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업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은 만큼 두 브랜드가 변화한 시대상에 어떻게 맞출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 황금기를 거친 두 브랜드가 새 주인과 함께 새 출발을 하게 되는 만큼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