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 “BBT-877, 2상 진입 약 6개월 지연 예상"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BBT-877' 임상 2상 진입 시점이 기존 계획보다 지연될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추가 실험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28일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열고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인 BBT-877의 임상 2상을 위한 FDA의 추가 요구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BBT-877은 2019년 임상 1상 중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됐다. 이후 작년 11월, 임상 1상 당시 병행된 비임상 실험에서 제기됐던 잠재적 독성 우려로 인해 권리 반환이 결정됐다.

브릿지바이오는 자체 및 외부 실험을 통해 잠재적 독성 우려가 고농도 약물 처리로 인한 세포사멸 기전에 따른 '거짓 양성(위양성)'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추가 자료를 FDA에 제출하고 임상 2상 개시가 가능한지에 대해 문의하는 '타입C 회의'를 지난 3월 말 신청했다.

타입C 회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개발사의 요청으로 진행되는 비정례적인 성격의 회의다. 그 결과 FDA는 몇 가지 추가 실험을 거쳐 임상 2상 설계를 공고히 할 것을 권고했다.

FDA는 임상 2상 신청을 위해 생체 내 실험을 통한 혜성 분석(in vivo Comet assay) 및 기존 표준치료제와의 약물상호작용(DDI) 실험 결과를 추가로 요구했다.

회사는 기존에 세포사멸의 신호전달 과정을 간접 관찰하는 생화학적 분석을 수행하고 결과를 제출했다. FDA는 추가로 전자현미경(TEM)을 통해 시각적으로 세포사멸을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이정규 대표는 FDA의 세포 자멸사 관련 추가 실험 요구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세포자멸사에 대한 효능을 입증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FDA가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FDA는 BBT-877와 특발성폐섬유증 표준 치료제의 약물 상호작용 검증도 요구했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BBT-877과 ‘닌테다닙’ 및 ‘피르페니돈’을 함께 투여해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

추가 실험으로 인해 임상 2상 진입은 기존 계획 대비 약 6개월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내 추가 실험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임상 2상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FDA와 추가 협의를 진행하고 임상 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여러 임상수탁기관에 연락했고, 이미 몇몇 곳에서는 회신이 왔다”며 “일정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주주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FDA 제출 전에 추가 실험 결과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