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옥자연(33)은 27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마인'에서 빼앗긴 아이를 되찾기 위해 가정교사 신분으로 효성가에 입성한 이혜진을 연기했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빌딩에서 만난 그는 "극의 큰 흐름을 처음 경험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런 큰 역할은 처음이라 처음에는 얼떨떨하기만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부담감도 커지는 거예요.
이보영 선배님께서는 '버틸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 말씀처럼 정말 한 장면 한 장면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어요.
" 아이와 남자를 되찾겠다는 욕망에서 아이에 대한 애착과 미안함, 배신감을 느낀 뒤의 분노, 누군가가 자신으로 인해 아이를 잃었다는 죄책감까지. 이번 작품에서 폭넓은 연기를 소화해낸 그는 "다양한 감정선을 다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혜진이는 어린 나이에 큰 상처를 받아 미처 어른이 되지 못했어요.
자신이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걸로 자신을 정당화하고 다른 사람을 상처입히곤 하잖아요.
하지만 혜진이는 도망가지 않고 용서를 구하고 나아지려 노력해요.
혜진이를 통해 상처 입은 사람이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
그는 "희수나 서현(김서형)은 각자의 '마인'을 찾았지만, 혜진이는 일단 아들 하준이와 함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태"라며 "앞으로 혜진이만의 '마인'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해서는 "너무 선배님들이셔서 처음엔 어려웠지만 편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면서 "이보영 선배님께는 엄청난 순간 집중력, 김서형 선배님께는 끈질긴 캐릭터 구축을 배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한지용 역의 이현욱에 대해서는 "오빠는 제가 겪게 될 고민을 다 알고 있었다"며 "계속 조언해주고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줘서 많이 의지했다"고 했다.
옥자연은 영화 '속물들'(2019)로 주목받기 시작해 영화 '백두산'(2019) 속 민중사,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020) 속 악귀 백향희로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외모 때문에 강한 역할을 많이 맡게 된다"면서도 "작품 속에서 또 다른 모습이 발견되면 다른 역할로 불러주실 거라 생각해 걱정되진 않는다"고 말하며 웃었다.
도전하고 싶은 역할로는 '천재' 역할을 꼽았다.
"사회성은 좀 부족하지만 자기 방면에서 천재적인 역할 있잖아요.
해커, 수학자, 언어학자 같은 거요.
어째서인지 남자분들이 많이 해오셨는데 여자가 맡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서 해보면 재밌겠다 싶더라고요.
완전 현실적인 멜로도 해보고 싶어요.
"
연극 무대에서 데뷔해 올해로 10년 차 배우가 된 그는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패기와 철없음으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진짜 나를 잊게 되고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는 황홀한 순간이 행복해 계속 연기를 해올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타인에게 100% 공감한다는 게 사실 불가능하잖아요.
이게 환상일지언정 어떤 인물을 너무나 가깝게 이해하게 된다는 경험 자체가 너무 멋있게 느껴져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도 '하는 척'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 인물을 이해하고 연기할 거예요.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