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서 케이터링 일 하는 40세 남성…경찰 "영웅 잃었다"
경찰관을 살해한 총격범을 저지한 미국 40대 남성이 외려 총격범으로 오인돼 출동한 경찰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1일 오후 1시 30분께 미 콜로라도주(州) 아바다의 올드타운 광장에서 발생했다.

총격범 로널드 트로이키(59)는 광장으로 걸어가고 있던 경찰관 고든 비즐리를 뒤따라가 불러 세운 뒤 산탄총으로 두 차례 그를 쐈다.

불의에 기습을 당한 경찰관은 대응할 새도 없이 총에 맞아 숨졌다.

트로이키는 자신의 픽업트럭에 가 이번에는 돌격소총인 AR-15을 들고 경찰관을 쏜 광장으로 되돌아왔다.

트로이키는 그러나 이곳에서 총성을 듣고 달려온 시민 조니 헐리(40)의 권총에 맞았다.

그러나 이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상황을 오인했다.

총격범의 AR-15 소총을 들고 있는 헐리를 범인으로 생각하고 사격을 한 것이다.

아바다 경찰서장 링크 스트레이트는 25일 이처럼 재구성한 사건의 흐름을 공개하며 비극적인 사건의 전개가 선한 사마리아인과 경찰관의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숨진 비즐리 경관은 19년째 아바다경찰에 몸담았고, 2014년에는 '올해의 직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스트레이트 서장은 "우리는 그날 2명의 영웅을 잃었다"며 특히 헐리의 행동 덕분에 추가적인 피해자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헐리의 행동이 "과감하고 용감하며 효과적이었다고밖에 묘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헐리를 쏜 경찰관이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CNN은 여러 기관이 합동으로 헐리 사망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헐리는 평생 콜로라도에 살면서 호텔·병원·행사장 등에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터링업에 종사해왔다.

그의 지인들은 그가 개인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다고 전했다.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헐리의 가족을 지원하자는 페이지가 개설돼 지금까지 목표액 8천달러를 훌쩍 넘긴 5만8천여달러(약 6천500만원)가 모금됐다.

경찰은 사건 뒤 총격범 트로이키가 자신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아바다 경찰관을 죽이는 것이며, "너희 같은 돼지(pig, 경찰관을 비하하는 표현)는 매일 수백명이 죽어야 돼"라고 쓴 선언문을 발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