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같은 선수들 낙오시키는 게 가슴 아파"

김학범 감독의 최종 명단 키워드는 "준비된 체력 ·자기희생"
"자식 같은 선수들을 떨어뜨리는 게 가슴 아픕니다.

앞으로 또 한 번 아파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에 도전하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김학범(61) 감독이 18명의 최종 명단 추리기 작업을 앞두고 어쩔 수 없이 '자식 같은' 선수들의 일부를 낙오시켜야 하는 씁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22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시작된 올림픽 대표팀 2차 소집훈련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0일 예정된 최종 엔트리에 뽑힐 선수들의 자격 조건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제주도에서 진행된 1차 소집 훈련에 합류한 30명의 선수 가운데 21명의 선수에게 2차 소집훈련 참가 자격을 줬고, 김대원(강원)과 송민규(포항)를 추가로 뽑아 23명으로 2차 소집 훈련 명단을 꾸렸다.

최종 명단이 18명인 상황에서 '오버 에이지드(24세 이상) 선수' 3명을 제외하면 실제로 이번 소집에 나선 선수 가운데 15명 만 도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이번 2차 소집 훈련에서 8명은 올림픽에 나설 수 없다.

김 감독은 최종 명단 확정의 핵심 요건으로 체력과 희생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훈련에서는 사실 선수들의 실력을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 모인 선수들은 검증이 끝난 선수들이다.

실력보다는 체력적인 준비와 자기희생이 중요하다.

체력과 희생을 주안점으로 두고 훈련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2차 소집훈련에 나서는 23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굉장히 힘들었다"고 토로한 김 감독은 "자식 같은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이 낙오하는 게 가슴 아팠다.

한정된 인원으로 운영해야 해서 그런 아픔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

김학범 감독의 최종 명단 키워드는 "준비된 체력 ·자기희생"
김 감독은 "최종 명단 발표를 앞두고 또 아파야 한다.

그동안 팀을 위해 희생하고 올림픽 본선 진출에 일조한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기술적인 부분은 이미 판가름이 났다.

기술이 한꺼번에 더 좋아질 수는 없다"라며 "무더운 여름의 도쿄에서 최상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를 고르는 데 고심했다.

더불어 8강에서 상대할 팀들까지 고려해서 결정하는 게 고민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와일드카드' 선택에 대해선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내가 와일드카드 대상 선수를 결정한다고 해서 모두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들 역시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와일드카드 후보군 소속팀과 협상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2차 소집에 나선 선수들에게 "경쟁이 앞서다 보면 오버해서 예기치 않은 부상도 있을 수 있다"라며 "지금은 자기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잘 보여주는 게 최종 명단에 포함되는 지름길이다.

이번 소집훈련에서 잘한다고 뽑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올림픽 대표팀은 오는 30일 최종명단을 확정하고 7월 13일과 16일 국내 평가전을 치른 뒤 같은 달 17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김 감독은 "강한 팀들과 붙어서 우리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싶다"라며 "강한 팀과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다.

축구협회에서 잘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