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연구원 설문조사…49% "권고사직 등 고용조정 경험"
초등 이하 자녀 둔 여성 5명중 1명 "코로나19 사태후 퇴사 경험"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여성 다섯명 중 한 명 이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1∼12월 전국 20∼50대 여성 노동자 3천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22일 밝혔다.

이 중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여성 72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해 3월부터 11월 사이에 퇴사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21.3%로 집계됐다.

특히 자녀가 영유아인 여성의 퇴직률(22.5%)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여성의 퇴직률(19.9%)보다 다소 높았다.

또 자녀가 3명 이상인 여성의 퇴직률(27.5%)은 1명(19.8%)이나 2명(22.6%)인 경우보다 높았다.

아울러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의 49.3%는 코로나19 시기에 권고사직이나 계약해지 등 고용조정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 보면 임금체불이 47.5%(복수응답)로 가장 많고 이어 권고사직·해고·계약해지 45.8%, 유급휴직 43.7%, 부분휴업 43.5% 등의 순이었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조정 가운데 여성과 임산부, 육아휴직자 등을 우선 대상으로 한 경우가 3분의 1 이상"이라면서 "경영상황이 악화한 사업장에서 성차별적인 고용조정이 다수 이루어졌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초등 이하 자녀 둔 여성 5명중 1명 "코로나19 사태후 퇴사 경험"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정에서 여성의 자녀돌봄 부담도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생 자녀가 있는 여성의 79.2%, 영유아 자녀를 키우는 여성의 80.3%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녀돌봄 부담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또 자녀가 있는 전체 여성의 59.4%는 배우자의 돌봄참여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같다고 응답해 여성의 자녀돌봄 부담이 그만큼 늘어났음을 시사했다.

문유경 여성정책연구원장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국가적 재난은 경기 침체시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여성이 어떤 방식으로 일자리 위기를 경험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여성이 노동시장 내 온전한 노동자로 자리매김하려면 실질적인 일·돌봄 병행, 돌봄의 남녀 간 평등한 분배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