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못 만난지 오래" 제주 코로나 최전선 200시간 초과 근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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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없는 근무 누적되는 피로에 사직 고민, 휴직 다반사
올 초 인력 충원했으나 역부족…도 "보건소 인력 추가 투입 고려"
"부서 직원과 가족 외에 사람 못 만난 지 꽤 됐죠."
제주도청에서 역학조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씨는 "도대체 언제 퇴근하시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에 문의 사항이 있어 전화 통화를 시도하면 평일, 주말 밤낮 할 것 없이 언제든 전화 연결이 되면서 소속 직원들이 과연 퇴근하긴 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겨 한 질문이었다.
A씨는 "친구를 마지막으로 언제 만났는지 까마득하다"며 "친구는커녕 밤늦게 집에 가고 아침 일찍 출근하면서 가족 얼굴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6개월째 오전 7시 30분께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하고 있다.
올해 들어 역학조사 업무에 투입된 그는 매달 적게는 111시간에서 많게는 136시간에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역학조사 업무를 맡은 올해부터는 같은 부서 직원은 물론 친구와 지인의 장례식과 결혼식에도 한 번 참석하지 못했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무엇보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가족 모두에게도 외출을 자제시키고 있다"면서 "자식들이 직장을 다니거나 취업 공부를 하고 있는데, 매번 잔소리하거나 주의를 줄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역학조사 업무를 맡게 된 B씨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사실상 휴일이 없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시료 검사를 끝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전달받고 나서야 퇴근이 가능하다.
이러한 현상은 보건소에서도 허다한 일이다.
제주시보건소에서 근무하는 C씨는 오전 7∼8시께 출근해 자정이 돼서야 겨우 퇴근하면서 초등학생인 자녀를 도저히 돌볼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쳐 한동안 친정에 아이를 맡겼다.
C씨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며 "일부 직원은 과도한 업무를 견디지 못해 사직을 고민하거나, 휴직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더욱이 최근에는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더위 속에서 감염 방호복을 입은 채 업무에 투입되면서 피로도가 더욱 가파르게 누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21일 제주도와 각 행정시에 따르면 제주도 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 소속 직원의 경우 지난달에 이어 이달 현재까지도 평균 65∼70시간 초과 근무를 했다.
지난달의 경우 최고 120시간 초과 근무를 한 직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구가 밀집된 제주시 지역 문진과 검체채취 업무를 맡은 제주시보건소의 경우 초과 근무 시간이 4월 38시간에서 지난달 63시간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제주시보건소의 경우 지난달 제주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자 감염관리 업무를 맡은 직원 2∼3명의 경우 초과 근무를 200시간이나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시간 초과 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한 달 내내 휴일 없이 오전 7시부터 오후 10∼11시까지 근무해야 한다.
서귀포보건소 감염병 관리 업무를 맡은 직원들도 지난달 평균 92.5시간을 일했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인원이 부족해 지난달 연구사 9명이 2교대 24시간 근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도는 앞서 지난해 말 제주지역 감염병 업무를 전담할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을 출범하면서 이미 한 차례 인력을 충원했다.
보건복지여성국 내 보건건강위생과와 방역정책기획단을 재구성하고 인력을 기존 33명에서 48명으로 15명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역학조사관도 공중보건의사를 포함해 기존 12명에서 17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과도한 업무를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인력 충원을 추가로 하기 위해서는 의회에 승인을 얻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된 상황에서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면 잉여 인력이 돼버릴 가능성이 큰 탓에 섣불리 조례를 개정해 정원을 늘리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로 인해 도는 급한 대로 기간제 직원을 채용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담당 업무의 경우 전문성을 요구하는 만큼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업무가 과중한 보건소에 근무지원과 순환지원 인력 등을 추가 투입하고,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산세를 보면서 단계적으로 인력을 추가 투입해 업무 부담을 최대한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ragon.
/연합뉴스
올 초 인력 충원했으나 역부족…도 "보건소 인력 추가 투입 고려"
"부서 직원과 가족 외에 사람 못 만난 지 꽤 됐죠."
제주도청에서 역학조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씨는 "도대체 언제 퇴근하시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에 문의 사항이 있어 전화 통화를 시도하면 평일, 주말 밤낮 할 것 없이 언제든 전화 연결이 되면서 소속 직원들이 과연 퇴근하긴 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겨 한 질문이었다.
A씨는 "친구를 마지막으로 언제 만났는지 까마득하다"며 "친구는커녕 밤늦게 집에 가고 아침 일찍 출근하면서 가족 얼굴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6개월째 오전 7시 30분께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하고 있다.
올해 들어 역학조사 업무에 투입된 그는 매달 적게는 111시간에서 많게는 136시간에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역학조사 업무를 맡은 올해부터는 같은 부서 직원은 물론 친구와 지인의 장례식과 결혼식에도 한 번 참석하지 못했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무엇보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가족 모두에게도 외출을 자제시키고 있다"면서 "자식들이 직장을 다니거나 취업 공부를 하고 있는데, 매번 잔소리하거나 주의를 줄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역학조사 업무를 맡게 된 B씨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사실상 휴일이 없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시료 검사를 끝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전달받고 나서야 퇴근이 가능하다.
이러한 현상은 보건소에서도 허다한 일이다.
제주시보건소에서 근무하는 C씨는 오전 7∼8시께 출근해 자정이 돼서야 겨우 퇴근하면서 초등학생인 자녀를 도저히 돌볼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쳐 한동안 친정에 아이를 맡겼다.
C씨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며 "일부 직원은 과도한 업무를 견디지 못해 사직을 고민하거나, 휴직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더욱이 최근에는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더위 속에서 감염 방호복을 입은 채 업무에 투입되면서 피로도가 더욱 가파르게 누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21일 제주도와 각 행정시에 따르면 제주도 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 소속 직원의 경우 지난달에 이어 이달 현재까지도 평균 65∼70시간 초과 근무를 했다.
지난달의 경우 최고 120시간 초과 근무를 한 직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구가 밀집된 제주시 지역 문진과 검체채취 업무를 맡은 제주시보건소의 경우 초과 근무 시간이 4월 38시간에서 지난달 63시간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제주시보건소의 경우 지난달 제주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자 감염관리 업무를 맡은 직원 2∼3명의 경우 초과 근무를 200시간이나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시간 초과 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한 달 내내 휴일 없이 오전 7시부터 오후 10∼11시까지 근무해야 한다.
서귀포보건소 감염병 관리 업무를 맡은 직원들도 지난달 평균 92.5시간을 일했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인원이 부족해 지난달 연구사 9명이 2교대 24시간 근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도는 앞서 지난해 말 제주지역 감염병 업무를 전담할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을 출범하면서 이미 한 차례 인력을 충원했다.
보건복지여성국 내 보건건강위생과와 방역정책기획단을 재구성하고 인력을 기존 33명에서 48명으로 15명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역학조사관도 공중보건의사를 포함해 기존 12명에서 17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과도한 업무를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인력 충원을 추가로 하기 위해서는 의회에 승인을 얻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된 상황에서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면 잉여 인력이 돼버릴 가능성이 큰 탓에 섣불리 조례를 개정해 정원을 늘리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로 인해 도는 급한 대로 기간제 직원을 채용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담당 업무의 경우 전문성을 요구하는 만큼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업무가 과중한 보건소에 근무지원과 순환지원 인력 등을 추가 투입하고,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산세를 보면서 단계적으로 인력을 추가 투입해 업무 부담을 최대한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