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파리 세계선수권 은메달…2017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 동메달 2개 따내
'레전드' 유승민 회장도 "상수는 풀리는 날엔 '세계 최강'" 기대감
탁구 이상수의 '4년 주기설', 2021년 도쿄에서도 통할까?
한국 탁구 남자 대표팀의 '맏형' 이상수(31·삼성생명)는 1년 늦춰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년 주기설'을 입증할 수 있을까.

이상수가 탁구 팬들에게 처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것은 201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 때다.

당시 이상수는 박영숙(은퇴)과 조를 이뤄 나선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탁구가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은메달 이상의 성적을 낸 건 2003년 대회 이후 10년 만의 일이었다.

'만리장성'을 넘고 따낸 메달이어서 더욱 값졌다.

이상수-박영숙은 준결승에서 중국의 왕리친-라오징웬 조를 4-1로 완파했다.

파리 대회는 이상수에게 '평생의 짝'을 찾아준 대회이기도 하다.

이상수는 이 대회 이후 박영숙과 계속 복식조를 이뤄 호흡을 맞췄다.

정이 든 둘은 2018년 부부의 연까지 맺었고, 사이에 아들을 하나 두고 있다.

이후에도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성과를 낸 이상수는 2017년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에서 4년 전 파리에서만큼 밝게 빛났다.

탁구 이상수의 '4년 주기설', 2021년 도쿄에서도 통할까?
이상수는 정영식(미래에셋증권)과 짝을 이뤄 출전한 남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내더니 이어 단식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탓에 1년 미뤄지자 탁구계에서는 '상수한테는 잘된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돌았다고 한다.

4년 주기로 최상의 성적을 낸 이상수가 2021년에 열리게 된 도쿄 올림픽에서 또 한 번 깜짝 놀랄 일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애정이 섞인 농담이었다.

올림픽을 1달여 앞둔 현재, 농담은 '진담'이 되어가고 있다.

이상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짝을 이루는 혼합복식, 2종목에 출전한다.

이중 혼합복식은 단식보다 변수가 많은 종목이어서 이상수-전지희가 최강 중국 선수들과도 한 번 해볼 만하다는 게 탁구인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탁구 이상수의 '4년 주기설', 2021년 도쿄에서도 통할까?
코로나19 때문에 올림픽 전 국제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아 전력 분석에서 참가국 모두가 '깜깜이'라는 점도 이상수-전지희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석정도시개발컵 올림픽 탁구 대표팀 실전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를 찾은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도 "어차피 이번 올림픽은 '복불복'에 '정신력'이 중요한 대회"라면서 이상수-전지희 조의 '결승 진출'을 점쳤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 회장은 "특히, 이상수는 한 번 풀리기만 하면, 전 세계 '최강'의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라면서 "내가 아테네에서 잘 풀렸던 것처럼, 상수가 도쿄에서 4년 만에 '풀리는 날'을 맞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수도 올림픽을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이상수는 "(4년 주기설 얘기를 들으니) 더 자신감이 붙는다.

올림픽이 기다려진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내 기량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심리 상태만 유지한다면 어떤 팀과도 해볼 만하다"면서 "단체전, 혼합복식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잡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