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불법주차 즉시 단속 구역 지정 검토하기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학원 버스들이 도로변 한 차선을 점령하다시피 불법 주정차를 일삼고 있어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 모 학원 앞 도로에서 불법주차 관련 민원이 지속해 발생함에 따라 평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해당 구역에 대한 불법주차 단속 차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민원인들은 해당 학원에서 운영하는 통학버스 10여대가 편도 5차로 도로 중 1개 차로를 승하차 지점으로 활용하고 있어 퇴근 시간대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송도에 사는 서모(45)씨는 "이 학원은 10년 전부터 줄곧 차도 한쪽을 주차장처럼 사용하고 있다"면서 "송도 인구 증가로 이곳 도로의 차량 통행량도 크게 늘었지만, 학원 버스들은 여전히 불법주차를 하고 있어 불편함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불만을 제기했다가 오히려 학원 측 법률대리인으로부터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학원 관계자는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잠시 세워두는 것이어서 불법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대규모 학원가가 지역 곳곳에 자리 잡은 송도에서는 평일 퇴근 시간대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편도 2∼3차로 규모의 도로에서도 학원 차량들이 한 차선을 전용 승하차장처럼 사용하는 탓에 운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도로 한 차선을 승하차 지점으로 활용하다 보니 급하게 차량에 올라타거나 내려야 하는 학생들의 안전도 위협받는 실정이다.

송도 주민 김모(58)씨는 "퇴근길에 차가 막혀 답답한 상황에서 길가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학원 버스들을 보면 화가 난다"며 "학원 측은 다른 차량 통행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승하차 지점을 마련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수구는 이런 민원들을 해결하기 위해 무인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단속 차량을 투입하고 있지만, 효과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연수구에서는 불법주차 단속 유예 시간을 10분으로 두고 있는데 1차 경고 후 이 시간 내 학원 차량이 이동한다면 계도 조치로 그치기 때문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일단 같은 자리에서 조금씩만 이동해도 불법주차 차량으로 적발하기 어렵다"며 "내년부터 민원 다발 지점을 즉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