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려변이' 지정 등 내부단속 강화
지배종 기정사실…학계, 항체 회피할라 우려 목소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델타(인도발) 변이 확산에 각국이 다시 방역에 고삐를 죄고 있다.
전염력이 기본 바이러스나 변이보다 강력한 데다가 백신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영국 봉쇄해제 연기…주변국은 새 진원 영국 경계
대표적으로 영국은 21일(현지시간)로 잡아놨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 시점을 다음 달 19일로 최근 연기했다.
델타 변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재확산해서다.
영국 13~19일 신규 확진자는 6만3천794명으로 그전 7일간보다 33.2%(1만5천896명) 증가했다.
11~17일 검사 건수가 616만6천여건으로 4~10일에 견줘 1.3%(7만7천828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검사가 늘어서 확진자가 많아진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은 최근 신규 확진자 9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각국은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영국에 빗장을 걸고 있다.
독일은 영국을 변이 우려 지역으로 지정하고 독일 국민이나 영주권자, 이들 직계가족 등만 영국에서 독일로 입국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는 백신접종을 마친 여행자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가졌을 때만 영국에서 입국할 수 있도록 했고 이탈리아는 19일부터 영국에서 입국할 때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고 입국 후 닷새간 반드시 격리하도록 했다.
벨기에는 이르면 27일부터 영국발 비(非)유럽연합(EU) 여행객 입국을 금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 전파력에 놀란 미국·호주·중국 등 내부경계 강화
각국의 '내부단속'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 델타 변이 규정을 '우려 변이'로 '관심 변이'에서 한 단계 높였다.
전파력이 더 높거나 입원과 사망을 늘린다는 증거가 있을 때 등에 우려 변이로 규정된다.
인구 대비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는 유일한 EU 회원국인 포르투갈은 델타 변이가 급속하게 확산함에 따라 19~21일 수도 리스본에 이동제한 조처를 발령했다.
시드니가 속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는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18일부터 긴급히 광역 시드니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는 델타 변이 감염자가 나오자 공항이용객에게 '48시간 내 받은 코로나19 핵산검사 증명서'를 요구하기로 하는 한편 항공편 700편 이상을 취소시켰다.
원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물론 알파(영국발) 변이에 견줘 전파력 60% 강하다고 알려진 델타 변이가 각국과 세계의 '지배종'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잇따라 나온다.
◇ 델타변이 세계지배종 시간문제…항체 회피할라 우려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18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두드러지게 높아 세계적으로 지배종이 되는 과정에 있으며 이는 상당히 진척돼있다"라고 경고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이날 미국 ABC방송에서 알파 변이가 미국에서 지배종이 됐듯 델타 변이가 그 길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델타 변이 감염자는 신규 감염자의 6%에 그치지만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8월 중순이면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에선 옌스 슈판 보건장관이 "델타 변이가 독일과 유럽대륙 지배종이 될 것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떤 조건에서 될 것이냐가 문제"라고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하는 경고를 내놨다.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 주지사는 "3~4주 내 델타 변이가 독일에서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80여개국에 퍼진 델타 변이는 1년 반 넘게 팬데믹과 싸우는 인류에게 또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델타 변이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항체를 회피한다는 연구까지 나왔다.
인도 '구자라트 생명공학 연구센터'의 연구진 최근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거쳐 델타 변이가 코로나19 감염이나 백신접종으로 신체 내 형성된 항체를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NTD(N-말단 도메인)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항체가 표적으로 식별하기 어려운데, 델타 변이가 그러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다만 해당 연구 결과는 아직 동료평가가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