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김현수를 제외한 대다수 주전 타자들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2할 초반대 타율에 허덕였다.
주전 외야수 홍창기도 마찬가지였다.
10일부터 13일까지 최근 4경기에서 12타수 1안타로 저조했다.
홍창기는 15일 키움전에서도 좀처럼 실마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1회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내야 땅볼로 아웃됐고, 3회와 6회엔 삼진으로 물러났다.
침묵하던 홍창기는 이날 가장 중요한 순간에 타석에 섰다.
2-2로 맞선 9회 2사 만루 기회에서 타격 기회가 돌아왔다.
상대는 마무리 투수 조상우. 조상우는 최근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제구 난조로 흔들렸다.
출루 능력이 좋은 홍창기라면, 떨어진 타격감을 고려해 안타 대신 밀어내기 볼넷을 노릴 만한 상황이었다.
홍창기는 지난 시즌 최다 볼넷 4위, 올 시즌엔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공을 잘 보는 타자다.
그러나 홍창기의 생각은 달랐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낸 홍창기는 적극적으로 배트를 돌리기 시작했다.
2구째 직구를 노려 파울이 됐고, 3구째도 공은 배트에 스쳤다.
홍창기는 기다리지 않았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공에 다시 한번 배트를 힘차게 돌렸다.
'딱!'. 잘 맞은 타구는 결승 2타점 좌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LG는 홍창기의 극적인 적시타에 힘입어 키움을 4-2로 물리쳤다.
경기 후 만난 홍창기는 '최근 떨어진 타격감을 고려하면 밀어내기 볼넷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 아니었나'라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조상우에게 공을 기다린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소극적인 스윙을 하면, 삼진아웃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 있게 타격하고 싶었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고 공격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팀 동료 모두가 곧 슬럼프에서 탈출할 것이라고 믿는다.
홍창기는 "많은 분이 걱정하시지만, 요즘 우리 팀 타자들의 타격감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타선의 힘으로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창기는 슬럼프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