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거리두기 조정방안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에 따라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구장 입장 관중을 수용 인원의 30%로 확대했다.
잠실구장에 입장할 수 있는 최다 관중은 10%까지 허용했던 2천472명에서 7천281명으로, 4천809명 늘었다.
오전에 비가 오고, 직장인들이 찾기 어려운 주중 경기여서 '3배만큼의 관중'이 더 입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예매표가 2천600장 팔리는 등 관중 입장을 10%로 제한했을 때보다는 야구장 문턱이 한결 낮아졌다.
친구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20대 남성 김주형 씨는 "사실 주중에는 예매가 몹시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도 30%로 관중 입장을 확대하니, 내가 원하는 좌석을 예매하기가 편해졌다"고 밝혔다.
10%만 채운 관중석에 익숙해져 있던 잠실구장 관계자들은 "오늘 만원 관중이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빈 곳이 덜 보이는 기분"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돼 더 많은 관중이 자유롭게 경기장을 찾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관중 입장이 확대되면서 구단 관계자들과 구장 관리 요원들의 움직임도 조금 더 바빠졌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 트윈스 구단은 관중 입장 확대로 구장 운영 요원을 5∼10명 더 투입한다.
10%일 때는 팬들이 두 줄로 입장했다.
30%로 확대하면서 팬들은 '세 줄 서기'로 경기장 입구에 들어선다.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에는 100% 입장이 가능했던 2019년보다 구장 운영 요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
발열 체크, 방문 등록(콜 체크인),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관중에게 알리는 일 등 해야 할 일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관중 수가 늘어나면서 구장 투입 인원을 늘리는 건, 희망적인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관중 입장 확대에 희망이 커졌지만, 실무진의 걱정도 늘었다.
한 관계자는 "날이 더워지면서 마스크를 내리는 관중이 늘었다.
현재 금지된 경기장 내 취식을 시도하는 팬도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매뉴얼에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퇴장시킬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구장 관리 요원이 실제 관중을 퇴장시키는 건 쉽지 않다.
관계자는 "우리가 실제로 할 수 있는 건, 경찰에 신고하는 것뿐이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때문에 경찰이 출동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하며 "관중 입장 확대를 위해서 팬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경기장 내 관중들의 거리두기가 완화된 만큼, 팬들께서 방역 수칙을 더 철저하게 지켜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30% 관중 허용이, 관중 수익 3배 확대로 이어지려면 '부분적인 취식 허용' 등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육성 응원, 취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팬들은 정말 충성도가 높은 분들이시다.
정말 감사하다"며 "야구장에서 즐길 수 있는 게 조금 더 늘어야 관중 입장도 눈에 띌 정도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LG가 맞붙은 서울시 고척 스카이돔은 이날 관중 입장 허용을 기존 10%(1천674석)에서 20%(3천348석)로 확대했다.
정부는 고척돔이 '실내 시설'이라는 이유로 관중 허용을 20%로 제한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다른 구장은 최소 30%의 관중을 받는데, 고척돔은 지붕이 덮여있다고 20%만 입장할 수 있다"며 "국가 정책이니 따를 수밖에 없지만, 아쉽다.
선수들은 관중들의 응원으로 큰 힘을 얻는다.
앞으로 좀 더 많은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오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지방구장은 이날부터 50%까지 관중 입장이 가능하지만, 각 구단은 확대 적용 시기를 조금 더 고민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