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백신 자리 남았어요"…일본, 접종은 더딘데 예약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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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대량 확보하고 접종센터 늘렸지만…접종 절차 엇박자에 비효율
올림픽 앞두고 접종 속도 높이기 시도·자원 효율적 활용이 관건 "○○○클리닉입니다.
내일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자리가 남아서 연락드렸습니다.
"
미국 뉴욕으로 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여행상품이 출시됐다는 기사를 보고 '그렇게라도 빨리 접종하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던 차에 낯선 번호로 이런 전화가 걸려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쿄(東京)의 한 의료시설에 예약취소 백신 접종의 대기자로 이름을 올려놓았는데 며칠 만에 연락이 온 것이다.
일본에서 1차례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의 비율은 12% 수준으로 매우 저조하며 65세 이상 고령자가 접종을 완료하려면 아직 한참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도쿄의 23개 특별구(區) 중 비교적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지만 65세 이하 접종은 이달 말쯤 시작할 예정이다.
나이가 많은 이들부터 순서대로 접종하므로 기자는 예약 개시일에 '클릭 전쟁'을 잘하더라도 7월 이후 첫 백신을 맞을 전망이었다.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고 구두로 1·2차 접종 예약을 했다.
구청이 보내준 예진표를 작성하고 백신 접종권을 챙겨 12일 의료시설로 향했다.
한국으로 치면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 의원 수준의 시설이었는데 65세 미만으로 추정되는 젊은이들이 백신을 맞고 귀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의사에게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냐 애초에 예약이 미달한 것이냐'고 물었더니 "예상했던 것보다 예약이 안 들어온다"고 반응했다.
백신 예약이 잘 채워지지 않는 것은 기자가 방문했던 시설만의 특이한 사정은 아니다.
일본 정부가 자위대를 동원해 도쿄와 오사카(大阪)에서 운영 중인 대규모 접종센터도 대거 예약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 접종센터의 이달 14∼27일 백신 접종 능력은 약 11만2천 명인데 12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예약은 10만 명이나 미달한 상태였다.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겠다며 일본 정부가 대규모 접종센터를 설치했고 기업이나 대학에도 접종센터가 추진되고 있는데 정작 예약이 들어차지 않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했다고 앞서 발표했다.
자국에서 승인했으나 접종을 보류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대만에 제공하기까지 한 것을 보면 백신 물량에는 일단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시설을 늘리고 주사를 놓을 인력도 확대하는 등 접속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 과정 전체로 보면 어디선가 불균형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면 클리닉 직원은 소재지 구청이 아직 주민에게 접종권을 발송하지 않은 상태라고 직원이 설명했다.
따로 확인해보니 60세 이상의 주민에게는 발송했으나 59세 이하에게는 발송하지 않은 상태였다.
접종권이 없어서 예약하지 않는 주민이 있는 셈이다.
클리닉은 예약이 미달하자 접종권을 보유한 타지역 주민에게 먼저 백신을 놓는 것이다.
앞서 도쿄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 접종센터에 예약한 주민이 대규모 접종센터에 중복 예약을 해놓고 애초 예약을 취소하지 않아 구청이 대응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접종 속도를 높이려면 백신 확보, 예약 관리, 의료 인력 확보 등이 균형 있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엇박자가 나면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7월 말까지 고령자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까지 희망하는 모든 이들의 접종을 끝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인력과 재원을 대거 투입하고 있지만 각 요소가 잘 활용되게 조율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백신은 접종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따끔하다는 느낌도 별로 없었는데 의사는 "매우 가는 바늘이라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시간을 따져보니 진료실에 입장한 지 3분여 만에 문진 및 접종이 완료됐다.
백신을 맞은 후 부작용 등에 대비해 15분 동안 대기했는데 그사이에 추가로 3명이 접종을 마쳤다.
도착 후 서류를 제출하고 순서를 기다린 것이나 접종 후 대기한 시간을 포함해 30분이 채 안 걸렸다.
클리닉 직원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는 스티커가 붙은 서류를 건넸다.
/연합뉴스
올림픽 앞두고 접종 속도 높이기 시도·자원 효율적 활용이 관건 "○○○클리닉입니다.
내일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자리가 남아서 연락드렸습니다.
"
미국 뉴욕으로 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여행상품이 출시됐다는 기사를 보고 '그렇게라도 빨리 접종하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던 차에 낯선 번호로 이런 전화가 걸려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쿄(東京)의 한 의료시설에 예약취소 백신 접종의 대기자로 이름을 올려놓았는데 며칠 만에 연락이 온 것이다.
일본에서 1차례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의 비율은 12% 수준으로 매우 저조하며 65세 이상 고령자가 접종을 완료하려면 아직 한참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도쿄의 23개 특별구(區) 중 비교적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지만 65세 이하 접종은 이달 말쯤 시작할 예정이다.
나이가 많은 이들부터 순서대로 접종하므로 기자는 예약 개시일에 '클릭 전쟁'을 잘하더라도 7월 이후 첫 백신을 맞을 전망이었다.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고 구두로 1·2차 접종 예약을 했다.
구청이 보내준 예진표를 작성하고 백신 접종권을 챙겨 12일 의료시설로 향했다.
한국으로 치면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 의원 수준의 시설이었는데 65세 미만으로 추정되는 젊은이들이 백신을 맞고 귀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의사에게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냐 애초에 예약이 미달한 것이냐'고 물었더니 "예상했던 것보다 예약이 안 들어온다"고 반응했다.
백신 예약이 잘 채워지지 않는 것은 기자가 방문했던 시설만의 특이한 사정은 아니다.
일본 정부가 자위대를 동원해 도쿄와 오사카(大阪)에서 운영 중인 대규모 접종센터도 대거 예약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 접종센터의 이달 14∼27일 백신 접종 능력은 약 11만2천 명인데 12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예약은 10만 명이나 미달한 상태였다.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겠다며 일본 정부가 대규모 접종센터를 설치했고 기업이나 대학에도 접종센터가 추진되고 있는데 정작 예약이 들어차지 않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했다고 앞서 발표했다.
자국에서 승인했으나 접종을 보류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대만에 제공하기까지 한 것을 보면 백신 물량에는 일단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시설을 늘리고 주사를 놓을 인력도 확대하는 등 접속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 과정 전체로 보면 어디선가 불균형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면 클리닉 직원은 소재지 구청이 아직 주민에게 접종권을 발송하지 않은 상태라고 직원이 설명했다.
따로 확인해보니 60세 이상의 주민에게는 발송했으나 59세 이하에게는 발송하지 않은 상태였다.
접종권이 없어서 예약하지 않는 주민이 있는 셈이다.
클리닉은 예약이 미달하자 접종권을 보유한 타지역 주민에게 먼저 백신을 놓는 것이다.
앞서 도쿄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 접종센터에 예약한 주민이 대규모 접종센터에 중복 예약을 해놓고 애초 예약을 취소하지 않아 구청이 대응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접종 속도를 높이려면 백신 확보, 예약 관리, 의료 인력 확보 등이 균형 있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엇박자가 나면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7월 말까지 고령자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까지 희망하는 모든 이들의 접종을 끝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인력과 재원을 대거 투입하고 있지만 각 요소가 잘 활용되게 조율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백신은 접종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따끔하다는 느낌도 별로 없었는데 의사는 "매우 가는 바늘이라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시간을 따져보니 진료실에 입장한 지 3분여 만에 문진 및 접종이 완료됐다.
백신을 맞은 후 부작용 등에 대비해 15분 동안 대기했는데 그사이에 추가로 3명이 접종을 마쳤다.
도착 후 서류를 제출하고 순서를 기다린 것이나 접종 후 대기한 시간을 포함해 30분이 채 안 걸렸다.
클리닉 직원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는 스티커가 붙은 서류를 건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