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체제' 대야관계 고심…협력 기대감 속 견제 심리
꼰대 이미지 부각 경계도…16일 교섭단체연설서 협치 강조할듯
정례회동 추진하는 송영길…'아들뻘' 이준석과 케미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이준석 체제' 출범을 계기로 새로운 여야 관계 정립을 고심하고 있다.

민생 현안에 대해 보다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자칫 현안 주도권과 여론의 관심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조만간 이준석 대표의 예방 자리에서 여야 회동 정례화를 정식 제안할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최소한 한 달에 한번은 만나서 소통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 송 대표의 생각"이라며 "그간 이준석 대표는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민생 부분에 대해선 빠른 협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야 회동이 정례화되고 상시 대화채널이 구축되면 현재 중단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가동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도 당내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정치권의 쇄신 바람을 타고 당선된 이 대표가 그동안 야당의 일방적인 국정 발목잡기 행태를 되풀이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당장 6월 임시국회가 여야 협력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오는 16일 송 대표, 17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시작으로 손실보상, 부동산 공급 관련 법안 등을 놓고 여야 간 접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손실보상의 경우 '소급적용'에 대한 여야 이견으로 산자위 법안소위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재분배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송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야 협치를 강조하며 대야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주어진 현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여 민생과 경제의 숨통을 틔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민의힘 역시 새 지도부 선출로 당을 정비한 만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례회동 추진하는 송영길…'아들뻘' 이준석과 케미는
30대 당수로 '아들뻘'인 이 대표와의 관계는 자칫 민주당의 '꼰대'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런 때일수록 이 대표에 대해 나이를 떠나 철저하게 제1야당 대표로서 대우하고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지도부의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1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여투쟁 관련 질문을 받고 "송 대표의 모습도 굉장히 개혁적이었다"며 개혁 경쟁을 다짐한 뒤 "국가를 위해 야당으로서 협력할 일이 있다면 협력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면 가장 매섭고도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지적하는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지도부 교체를 통해 일단 쇄신 이미지 구축에 성공하면서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여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을 놓고 내부 반발에 부딪힌 상황에서 '이준석 체제'의 등장은 역설적으로 송 대표가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우리 당도 대선을 앞두고 중원을 공략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에 대해 전략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