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력진압으로 숨진 'YH사건' 김경숙·명지대생 강경대 등 포함
1987년 6월 군사독재에 항거한 범국민적 민주화 운동인 6·10 민주항쟁을 기리는 행사가 오는 10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다.

기념식에서는 고(故) 계훈제·김근태·강경대·김경숙 등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25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이 추서되는 등 모두 29명이 민주주의 발전 유공 정부포상을 받는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가 주최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이번 기념식은 '민주주의 바람되어, 역사에서 일상으로'를 주제로 열린다.

6·10민주항쟁을 통해 되찾아 온 민주주의가 생활 곳곳에서 펼쳐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기념식은 1987년 6·10민주항쟁부터 올해 민주인권기념관 착공까지 과정을 담은 개막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경과보고, 민주발전유공자 포상, 기념사, 기념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민주인권기념관 건립위원과 포상 수상자 유가족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6월 민주항쟁 당시의 외침이 일상의 민주주의로 정착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아 경과보고를 하며, 가수 알리가 기념공연으로 '상록수'를 부른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민주화·인권 운동가 등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 29명이 훈·포장과 표창 등 포상을 받는다.

정부는 지난해 포상 대상에 민주주의 발전 유공 부문을 신설하고 작년 6·10항쟁 기념식 때 처음으로 대대적으로 훈·포장을 수여했다.

올해 포상 대상자 가운데 25명은 국민훈장 모란장에 추서된다.

이 가운데에는 1960년 4·19혁명을 계기로 반독재·민주화 투쟁에 한 평생을 바친 고 계훈제 선생, 민주화운동과 정치개혁에 앞장선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상임고문 등 민주화·학생운동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인물들이 포함됐다.

유신정권 말기인 1979년 8월 11일 YH무역 노조원들의 신민당사 점거 농성 중 경찰 강제진압 과정에서 숨진 김정숙씨, 1991년 4월26일 총학생회장 석방 요구 시위 도중 전경의 폭력 진압으로 숨진 명지대생 강경대씨도 모란장을 받는다.

1970년 부마민주항쟁 당시 고문 피해자로 부마민주항쟁 진상 규명에 앞장선 고 고호석 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 5·18민주화운동 당시 도청 앞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수감돼 옥중 단식투쟁을 벌이다 숨진 고 박광현씨, 민청학련 사건을 계기로 구속자가족협의회 결성을 주도하고 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된 학생과 가족을 보살핀 고 김한림씨, 농민 권익보호 등 농민운동에 앞장선 정광훈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에게도 훈장이 추서된다.

올해 기념식에서는 민주인권기념관 착공식도 함께 진행된다.

기념관의 착공을 알리는 영상 상영, 노래패 '노찾사'의 '그날의 오면' 제창 이후 김부겸 국무총리와 전해철 행안부 장관, 민주인권기념관 건립위원, 포상 수상자의 유가족 등이 참여하는 착공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은 고 김근태 고문 사건과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민주인사에 대한 강압적 조사와 인권탄압이 자행됐던 곳으로, 과거 군사정권에 의한 폭력을 대표하는 장소다.

정부는 총사업비 42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신축공사로 교육·전시공간 등을 마련하는 등 이곳을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기념관으로 바꿔 2023년 6월 개관할 예정이다.

기념식과 착공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70여 명으로 참석자를 최소화한 가운데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