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벤처타운역vs고시타운역…구청-주민, 역명 이견
신림선 경전철이 내년 상반기 개통을 앞둔 가운데 서울 관악구청과 주민들이 고시촌 앞에 위치할 예정인 '110번역' 역명을 놓고 이견을 보인다.

관악구 주민들로 구성된 '올바른 역명 추진위'는 8일 관악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은 110번역 이름을 '고시타운역'으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며 "구청이 역명을 '서울대벤처타운역'으로 추진하는 것은 주민 의사를 무시하는 행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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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에 따르면 관악구가 110번역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역명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7가지 선택지 중 '고시타운역'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660명으로 전체 응답자 1천839명 중 36%를 차지했다.

2위는 '서울대벤처타운역'으로 330명(18%)이 선택했다.

관악구 지명위원회는 선호도 조사 결과와는 달리 1순위를 서울대벤처타운역, 2순위를 고시타운역으로 정해 서울시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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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측은 "선호도 조사 결과는 참고사항이며, 조사 결과를 반영해 지명위원회 내·외부위원이 종합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사법고시가 폐지됐고 고시촌이란 명칭이 낙후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고시촌이 왜 낡고 시대에 뒤떨어지느냐"며 "지금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층이 고시촌에서 공부했고, 많은 청년이 청운의 꿈을 안고 여전히 고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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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관악구 지명위원회의 결정 사항을 보고받았으나, 1순위로 선정된 '서울대벤처타운역'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20일 개최된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보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조만간 관악구에 재선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신림선은 여의도(샛강역)∼보라매공원∼신림역∼서울대 앞까지 총연장 7.8km 구간에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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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예정은 내년 2월이며, 종합시운전을 거쳐 5월 말 개통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