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도심형 복합리조트 '제주 드림타워' / 롯데관광개발 제공
국내 최초 도심형 복합리조트 '제주 드림타워' / 롯데관광개발 제공
롯데관광개발이 40년 묵은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지난 1980년부터 추진해온 복합리조트 건립이 마무리되면서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달 11일부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외국인 카지노 시설인 '드림 카지노' 운영을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분기 매출이 3억원으로 쪼그라들어 주권매매가 정지되는 고초를 겪은 롯데관광개발이 복합리조트 완전 개장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합리조트 완전체 갖춘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IR)는 숙박과 공연, 쇼핑, 컨벤션, 레스토랑, 카지노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관광시설이다. 비즈니스와 레저, 엔터테인먼트, 관광 등 다양한 기능을 집적화한 원스톱 서비스가 핵심이다. 싱가포르 관광시장의 지형도를 바꾼 마리나베이 샌즈가 대표적인 복합리조트 개발의 성공 사례다. 국내에선 2017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 이어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제주신화월드 복합리조트가 들어섰다.

복합리조트 핵심시설 중 하나인 카지노 개장으로 드림타워는 착공 5년 만에 완전체를 갖추게 됐다. 지난 2016년 5월 착공한 드림타워는 지난해 12월 카지노를 제외한 1600개 객실의 호텔과 14개 레스토랑, K패션 전물쇼핑몰 등 일부 시설 운영을 시작했다.

드림 카지노는 전국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가운데 세 번째(5367.67㎡)로 큰 규모다. 영업허가증 면적 기준 영종도 파라다이스카지노(8726.80㎡), 제주 랜딩카지노(5646.10㎡) 다음이다. 게임테이블 140대, 슬롯머신 190대, 전자테이블게임 71대, ETG 마스터테이블 7대 등 총 409대 게임시설은 규모가 비슷한 랜딩카지노(7종 394대)보다 많다.

드림 카지노의 전신은 제주 중문단지 '엘티(LT)카지노'다. 2018년 파라다이스그룹이 제주 롯데호텔에서 운영하던 카지노를 롯데관광개발이 149억원에 인수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번에 엘티카지노를 드림타워로 옮기면서 규모를 종전(1만4459㎡)보다 4.5배 확장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소유와 운영회사가 같은 드림 카지노는 VIP 고객에게 숙박, 식음료 등 서비스를 별도 비용없이 제공할 수 있어 고객 유치와 수익성에서 다른 경쟁 카지노보다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1일 개장하는 제주 드림타워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드림 카지노' / 롯데관광개발 제공
이달 11일 개장하는 제주 드림타워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드림 카지노' / 롯데관광개발 제공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기대반 우려반…'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9월 서울 광화문에 있던 본사를 제주로 옮겼다. 1971년 회사 설립 이후 50년 만이다. 드림타워 건립에 1조6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인 롯데관광개발 입장에선 제주에 '올인'한 셈이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 대한 기대와 전망은 엇갈린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 대다수는 드림타워를 포스트 코로나 최대 수혜주로 꼽는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드림타워가 정상 가동될 경우 연간 매출이 최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장 초반인 현재는 프리미엄 콘셉트의 호텔과 쇼핑몰 등 부대 서비스를 엮은 호캉스 상품이 수요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1개 객실료가 하루 40만원이 넘는 드림타워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지금까지 여섯 번의 TV홈쇼핑 방송으로 4만7100개 객실을 완판, 약 200억원 가량의 판매고를 올렸다. 식을 줄 모르는 제주여행 인기에 보복소비 심리까지 더해져 드림타워 호캉스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롯데관광개발 측은 기대하고 있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최초 도심형 복합리조트인 드림타워는 번화한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공항까지 차로 10분이면 닿을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단기간 제주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새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당분간 운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카지노 정상 영업이 장기간 어려워질 경우 시나브로 쌓인 손실이 어느순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카지노가 대형 시설인 복합리조트의 주요 수입원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제주신화월드는 지난 4년간 누적 적자가 731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4650억원이던 자본금은 완전 잠식된 상태다. 부채도 1조8945억원으로 불어났다. 중국 한한령(限韓令), 일본과의 경제·외교갈등에 이은 코로나 사태까지 2017년 개장 이후 악재가 꼬리를 물듯 이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전효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복합리조트는 카지노 운영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성패는 국내 카지노 시장의 큰손 고객인 중국과 일본 관광객의 자유로운 입국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재개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