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36·사진)이 ‘톱시드의 저주’를 가까스로 이겨내고 16강에 진출했다.

김태훈은 4일 경남 거제 드비치GC(파72·7157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 32강전에서 18번홀(파5) 버디 퍼트를 앞세워 서형석(24)을 1홀 차로 따돌렸다. 조별리그로 치러지는 다음 라운드에서 A조에 배정된 김태훈은 강경남(38), 마이카 로렌 신(25·미국), 허인회(34)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노린다.

올해 11회째인 이 대회는 ‘1번 시드의 저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승 후보에게 가혹했다. 그간 10명의 1번 시드 선수 중 6명이 1회전인 64강전에서 탈락했고, 32강전에서 탈락한 선수도 두 명 있었다. 김태훈으로선 80%의 확률을 이겨낸 셈이다. 김태훈은 지난해 우승자(제네시스 챔피언십) 중 제네시스 포인트(1위)가 가장 높아 시드 1번을 받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김태훈은 전날 열린 64강전에서도 최하위 시드를 받은 김민수(31)에게 3차 연장까지 끌려갔다가 겨우 승리했다. 이날도 16번홀(파4)까지 1홀 차로 뒤지다가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가까스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8번홀에선 두 번째 샷이 러프에 빠졌으나 세 번째 샷을 홀에서 약 50㎝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았고 승부를 뒤집었다. 조금 센 듯한 샷이 그린 앞 둔덕에 맞아 속도를 줄인 덕분이었다.

시즌 2승에 도전하는 허인회는 유송규(25)를 2홀 차로 꺾고 16강에 안착했다.

패배가 곧 탈락인 64강전에 이어 32강전에서도 이변이 속출했다. ‘10대 돌풍’의 주역 김주형(19)은 시드 39번 이성호(34)에게 덜미를 잡혔고, ‘베테랑’ 박상현(38)은 시드 47번 안준형(27)에게 일격을 당해 연장에서 패했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 김승혁(35)은 시드 46번 백석현(31)에게 1홀 차로 패해 짐을 쌌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