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는 1분, 밥은 3분이면 충분하다"
1995년 마그네사이트 광산 노동자들의 생산 투쟁을 다루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백금산' 속 대사다.
이 대사는 광부들이 광물을 더 많이 캐내기 위해 밥 먹을 시간마저 쪼개가며 불철주야 일했음을 집약해 나타냈다.
이 드라마는 세계 최대 마그네사이트 생산지로 알려진 함경남도 단천시 룡양(용양)광산 '영웅 광부'들의 헌신적 생산투쟁을 다양한 캐릭터와 빠른 스토리 전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로 버무려지며 당시 북한에서 최고의 드라마로 꼽혔다.
북한이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제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26년 전 만들어진 이 드라마를 다시 소환한데서 자력갱생으로 5개년계획을 반드시 수행토록 주민들을 독려하려는 의지가 읽힌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6일부터 27일까지 16회분의 백금산 연속극을 방영했다.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3일 '집단주의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감명 깊은 성과작'이라는 제목으로 백금산을 재조명했다.
매체는 "20여 년 전에 창작된 작품이 오늘도 이렇듯 만사람에게 깊은 여운을 안겨주는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이겠는가"라면서 "집단주의를 구현한 용양광산 7호 굴착기 소대원들의 생활과 투쟁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였기 때문"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원래 7호 굴착기 소대원들은 26명이었는데 점차 소대원들을 9명으로 줄이고도 굴착기의 능력을 10배로 끌어올렸으며 뒤떨어진 소대에 애써 마련한 좋은 채굴장을 여러 차례나 넘겨주고 불비한 채굴장에서도 집단적 혁신을 일으켜나갔다"면서 영웅담을 소개하듯 줄거리를 전했다.
그러면서 "용양광산 7호굴착기영웅소대의 탄생, 이것은 하나에 대한 전체의 사랑의 승리였고 전체에 대한 하나의 믿음의 승리였다"고 강조했다.
용양광산은 김일성 주석이 1961년 방문해 "마그네사이트는 금과 같이 귀중하다"며 백금산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이 광산을 포함해 단천시 검덕지구는 연(鉛·납)과 아연, 마그네사이트 대표적 산지다.
지난해 태풍 '마이삭'으로 큰 피해를 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복구 현장을 방문하고 열악한 주거 환경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본보기 산간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26년 전 드라마를 다시 등장시킨 것은 대북제재 속에서 자력으로 경제난을 타개하려면 주민들의 헌신과 집단주의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주민들에게 "1950년대 전후 복구건설 시기와 60년대 천리마 시대 영웅처럼 일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