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측이 중국·러시아 주도의 다자기구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식 가입 등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중국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러시아를 방문 중인 뱃싯시그 바트문흐 몽골 외무장관은 러시아매체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하이협력기구 정식 가입 의사를 묻는 말에 이같이 밝혔다.
뱃싯시그 장관은 "몽골은 오랫동안 상하이협력기구의 옵서버 국이었다"면서 "몽골은 상하이협력기구를 중앙아시아와 협력하는 하나의 채널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상하이협력기구는 몽골에 참여 수준을 높여 정식 회원국이 될 것을 제의했다"면서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연구자·학자·정책결정자들의 대규모 논의를 거쳐 현 지위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로 이 지역의 테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상하이협력기구 등을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공동대응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기도 하다.
뱃싯시그 장관은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국가 간 안보 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가입에 대해서도 "몽골의 안보가 타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지 않는 한 어떠한 군사·정치 기구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행히 몽골을 위협하는 국가가 없고, 어떠한 직접적 위협도 받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집단안보조약기구 같은 군사정치기구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몽골은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있어 항구가 없다.
하지만 매우 안전하다고 느끼는 건 좋은 점"이라면서 "몽골은 경제·무역 프로젝트 참여에 관심이 많고, 이는 몽골의 이익에도 더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양국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갖고 현안을 논의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호주·일본이 이른바 인도·태평양 지역을 형성하려는 계획에 대해 양국은 평가를 공유했다"면서 "이는 노골적으로 대립적이며, 수십 년간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협력구조를 파괴하는 목적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뱃싯시그 장관은 4일까지 닷새간 이어지는 러시아 방문기간 양국 수교 100주년 기념행사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