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무'로 불리는 '부여 가림성 느티나무'도 지정 예고
가을철 단풍 명소로 이름난 전북 정읍 내장산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단풍나무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내장산 금선계곡에 있는 수령(樹齡, 나무의 나이) 약 290년인 '정읍 내장산 단풍나무'와 '부여 가림성 느티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일 밝혔다.

단풍나무 숲이 아닌 단풍나무 한 그루로는 처음 천연기념물이 되는 내장산 단풍나무는 높이가 16.9m이고, 너비는 동서 방향 20.3m·남북 방향 18.1m이다.

밑동 둘레는 1.13m, 가슴높이 둘레는 0.94m이다.

급하게 경사가 지고 돌이 많은 열악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내렸지만, 상태가 양호하고 형태가 웅장해 자연경관과 학술 측면에서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풍나무는 내장산의 가을철 경관을 이루는 주요 나무이자 상징목으로,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 헤맨 아들에게 감동한 산신령이 많은 나무를 붉게 했다는 전설이 전한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한 부여 가림성 느티나무는 수령이 4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높이는 22m, 가슴높이 둘레는 5.4m이다.

너비는 동서 방향 20.2m·남북 방향 23.5m이다.

나뭇가지 일부가 하트 모양을 닮아 '사랑나무'라고도 불린다.

가림성은 백제 동성왕 23년(501)에 쌓았다고 전하며,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도성으로 지목되는 부여읍 관북리 유적에서 남쪽으로 약 10㎞ 떨어졌다.

가림성과 부여읍 사이에는 백마강(금강)이 흐른다.

느티나무는 백마강이 내려다보이는 해발 220m 산성 정상부 남문터에 있다.

거센 바람과 거친 환경에 적응한 흔적인 판근(板根, 판 모양으로 노출된 뿌리)이 도드라지게 남았으나, 생육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문화재청은 기존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느티나무 18건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건강하고 온전한 모습이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기념물은 보통 지자체가 신청하면 문화재청이 평가해 지정하는데, 가림성 느티나무는 문화재청이 자연유산 조사를 통해 발굴해 지정한 사례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두 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