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외치던 대구·경북 이건희미술관 등 개별 사업에서는 각축
대구시와 경북도가 한동안 행정통합까지 추진하며 상생협력을 다져왔으나 개별 사업에선 전혀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대구시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K-바이오 랩허브'를 비롯해 '이건희 미술관' 등의 유치를 놓고 대구와 경북 지방자치단체가 경쟁하고 있다.

K-바이오 랩허브는 '모더나'를 배출한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랩센트럴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해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으며 7월 중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바이오 창업기업 육성과 세계시장 진출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3월 말부터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다.

대구시도 풍부한 의료 기반과 연구성과 등을 바탕으로 지난 5월 27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함께 K-바이오 랩허브 유치 토론회를 열고서 유치 도전에 나섰다.

현재 K-바이오 랩허브 유치에 도전 의사를 비친 전국 지자체는 10여 곳에 이른다.

그런 만큼 대구와 경북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포항시나 대구시는 양보할 기색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경북도가 대구시의 '이건희 미술관'에 힘을 보태기로 한 가운데 경주시가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든 것도 논란이다.

대구시는 대구가 고 이건희 회장의 출생지이자 삼성그룹 모태란 점 등 삼성과 깊은 인연을 내세워 미술관 최적지임을 강조하며 지난달 7일부터 유치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실무 논의에 들어갔다.

시는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교통 여건,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 역량을 지방에 배분해야 한다는 균형 발전론 등을 내세워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지난달 11일 간부회의에서 "대구시의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주시가 지난달 중순 국내 대표적 관광지이고 신라 천년고도로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으며 기증품 가운데 신라 관련 유물이 상당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 및 근현대 미술품 전시공간 유치에 나섰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상생을 외치더라도 개별 사업에선 쉽게 협력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대구·경북이 협력해도 개별 사업을 유치할까 말까 한데 이렇게 개별적으로 나서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생 외치던 대구·경북 이건희미술관 등 개별 사업에서는 각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