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 본격화를 앞두고 여야가 상대 유력 후보에게 치명타를 입힐 '한방'이 있다며 거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파일' 언급으로 선공에 나서자, 국민의힘이 즉각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는 듯한 "비단주머니" 발언으로 반격하며 긴장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대선 국면에서 여야간 대대적인 네거티브 전쟁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정치권의 공방이 단순 엄포성에 그칠지, 실제로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노리는 무기 등장으로 이어질지를 놓고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尹 파일" vs "비단주머니 세개"…여야 '물밑 한방'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27일 "윤석열의 수많은, 윤우진 등 사건에 대한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적당히 되는 게 아니다.

하나씩 제가 자료를 체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31일 "윤 전 총장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들어오고 있어 차곡차곡 챙기고 있다는 취지일 뿐"이라며 "송 대표가 당내 기구 설치 등 공식 대응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내심 일격을 기대하는 눈치도 감지된다.

한 의원은 "윤석열 사단 등 검찰 내부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이들을 중심으로 관련 상임위에 정보가 들어온다"며 "누군가 운을 띄우면 검증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법사위원은 "작년 국정감사 이후부터 제보가 답지한다"며 "이명박의 BBK 소유 의혹, 박근혜의 정윤회 실세 의혹처럼 큰 팩트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 측 손경식 변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계속된 의혹 제기는 윤 전 총장 장모 등에 큰 피해를 가한 것으로 확정된 가해자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라며 "수사·재판 사법절차 내에서 법과 증거에 입각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尹 파일" vs "비단주머니 세개"…여야 '물밑 한방' 신경전
반면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는 29일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온 뒤 부인이나 장모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윤 전 총장에 비단 주머니 세 개를 드리겠다"며 "철저히 아끼고 보호하는 자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유비에게 건넸다는 비단 주머니 속 계책에 빗대어 나온 표현으로,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 지사를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이 후보는 주머니 속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 중이다.

이날 KBS라디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보궐선거 당시 수많은 네거티브에 맞선 위기 대응 능력이 우리 당의 역량"이라고만 설명했다.

'주머니'가 폭로성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범야권의 대선주자들을 당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화법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이 지사 측의 한 의원은 "지난 수차례 선거를 통해 이 지사와 관련한 논란들은 거의 다 검증을 마쳤다고 봐야 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여권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이준석 후보는 복주머니를 끼고 앉아 검찰을 수족으로 부리는 당 대표가 되고 싶나"라며 "비리, 범죄 의혹이 있다면 척결하자고 말하는 것이 젊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