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조절 유전자 MC4R 변이 일으키면 뇌가 음식 섭취 명령"
"340명 중 한 명꼴로 변이 발생…영국인 20만 명 규모"
"비만은 어린시절 입맛 유전자 변이 때문" 케임브리지대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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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을 조절하는 인체의 유전자가 어린 시절 변이를 일으키면 비만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1990∼1991년 잉글랜드에서 태어난 6천 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유전자 'MC4R'(멜라노코르틴-4-수용체)의 변이 여부에 따라 비만이 결정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더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MC4R 변이를 가진 사람은 18세 성인이 되면 변이가 없는 사람보다 15㎏가량 더 살이 찌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기부터 입맛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로 알려진 MC4R은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생산한다.

이 단백질은 인체에 저장된 지방 함량을 두뇌에 알려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두뇌가 지방을 더 저장해야 한다고 잘못 판단해 배고픔을 느끼게 하고 음식 섭취를 명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스티븐 오라힐리 교수는 MC4R 유전자에서 발생한 변이가 "다른 유전자에서 발생한 어떤 변이보다도 체중과 지방함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MC4R이 비만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기존에도 알려졌지만 이처럼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것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 340명 중 한 명꼴로 이 유전자의 변이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인구 6천820만여 명 중 약 20만 명에 해당하는 셈이다.

오라힐리 교수는 "일부 비만 아동은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분석 등 좀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아동과 부모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가 실린 논문은 의학 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