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소, 논문, 휠체어 포함…상속세 66억원 해결
영국 런던과학박물관과 케임브리지대학은 2018년 별세한 천재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품을 인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에 국가에 귀속된 그의 유품은 그가 탄 휠체어를 비롯해 케임브리지 대학 내 연구실과 집기, 블랙홀 이론과 관련된 1만쪽에 달하는 논문,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 그가 등장했던 동영상 스크립트 등 다양하다.

그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시간의 역사' 초고, 박사학위 논문, 동료 학자와 교신한 서신, 개인적으로 쓴 메모 등도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에 소장된다.

호킹 박사가 1974년 킵 손 박사(201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와 백조자리에 블랙홀(X-1)이 존재하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 수기 문서도 소장품 목록에 포함됐다.

이 내기에서 블랙홀이 없다는 데 건 호킹 박사는 1990년 패배를 인정하고 약속한 미국 성인잡지 펜트하우스 1년 정기 구독권을 줬다.

이들 유품 중 일부는 내년 초 런던과학박물관에서 일반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케임브리지대학은 호킹 박사의 유품이 이 대학이 배출한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의 논문과 같은 반열로 소장되고, 곧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전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세 자녀는 "선친도 이번 귀속에 매우 기뻐하실 것"이라며 "아버지가 과학의 역사에 일부분이 되고 위대한 과학자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호킹 박사의 유품이 국가 재산으로 귀속된 배경은 420만 파운드(약 66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 문제다.

영국 정부는 문화, 과학,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품을 국가에 소유권을 이전함으로써 상속세를 대신하도록 유도해 이런 가치 있는 물건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