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선화예고 2학년인 김수민은 유니버설발레단(UBC)의 발레극 ‘돈키호테’에서 ‘키트리’ 역을 맡았다. 돈키호테는 다음달 4~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며, 김수민은 5일 공연의 주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발레단에 정식 입단하기 전에 주역을 따낸 건 이례적이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도 198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입단한 지 6년 만에 첫 주역을 따냈다. 발레리나는 수년간 코르드 발레(군무), 드미 솔리스트와 솔리스트를 거치며 실력을 검증받아야 한다. 문훈숙 UBC 단장과 유병헌 예술감독은 김수민을 눈여겨보다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한다.
김수민은 다섯 살 때 처음 토슈즈를 신었다. 유니버설발레단 주니어컴퍼니에 입단한 2016년 세종무용콩쿠르에서 우승했고, 연이어 홍콩 국제발레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다. 2019년에는 서울국제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탔다.
김수민이 이번에 공연할 ‘돈키호테’는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와 작곡가 루드비히 밍쿠스 듀오가 1869년 내놓은 발레극이다. 원작 소설과 달리 발랄하면서도 아름다운 ‘키트리’와 젊은 이발사 ‘바질’의 사랑 이야기가 줄거리다. 첫 주역이라 캐릭터 분석에 공을 들였다. 그는 “키트리와 제가 성격이 비슷한 것 같다. 재기발랄하고 당차면서 남들을 짓궂게 놀리기도 한다”며 “저의 매력을 극대화해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그에게 걸림돌은 사랑 연기였다. 연애 경험이 없어서 사랑에 빠진 키트리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파트너인 간토지 오콤비얀바가 조언을 많이 해줬다”며 “이전의 공연 영상을 수없이 돌려보며 키트리에게 어울리는 연기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김수민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당차고 열정이 넘친다. 지난해 오른발 부상을 두 차례나 겪으며 발레를 그만둘 뻔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훌훌 털고 일어선 그는 말했다. “발레를 안 하니 몸이 근질거려서 못 참겠더라고요.”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