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지도부에 도전하는 6·11전당대회 주자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표심잡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당권주자만 총 8명이 나왔다.

단일지도체제로 선출하는 지도부 선거 사상 가장 많은 출마자다.

여기에 최고위원 후보가 10명, 청년 최고위원 후보도 5명에 달한다.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필살기'가 절실한 상황.
이런 절박함을 반영하듯 25일 후보자 비전발표회 현장은 아이디어 경연대회를 방불케했다.

당 대표에 출마한 조경태 의원은 '식스팩 복근'을 공약했다.

PPT에서 20여년전 웃통을 벗고 찍었던 첫 선거 벽보를 소개하며 "감출 것 없는 정치, 청년의 정신"이라며 "(당선되면) 준비를 잘해서 다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5선의 관록이 연상시킬 수 있는 노회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활기찬 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김은혜 의원은 야구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어린 시절 투수를 꿈꿨다며 "그 열정으로 국민의힘에 대선승리를 가져오는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소장파 신예' 주자로서 행동력과 결기를 부각하기 위한 준비로 보인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영 의원은 'AI(인공지능) 이영'과 함께 무대를 꾸몄다.

전광판 영상 속 AI 이영은 "국민의힘을 미래로 이끌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IT 벤처기업 창업가이자 디지털 전문가로서의 특징을 부각하는 전략이다.

앞서 출마선언 회견장엔 드론을 띄워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대표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A4용지 4쪽 분량의 '손편지'로 공보물을 대신했다.

사진 이미지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은 편지는 오히려 그 단조로운 형태가 시선을 끌었다.

그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색조 있는 홍보물보다는 당의 개혁과 도약을 위해 항상 품어왔던 제 진심과 고민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일한 30대이자 최연소 당권주자로서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상쇄하고 진정성을 부각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김재원 전 의원은 '셀프 디스'를 불사한 공보물이 화제를 모았다.

선거용 벽보에 이례적으로 사진이 아닌 캐리커처를 사용했다.

그러면서 "사진을 아무리 잘 만들어봐도 나경원, 배현진 후보보다 예쁘지 않아서 그냥 그렸다"고 SNS에 전했다.

청년 몫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용 의원은 '이용 설명서'를 만들었다.

자신의 이름을 중의적으로 활용하는 홍보전략으로, "이용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달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선거운동을 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