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한양대 에리카 산학협력단장(사진)은 지난달부터 추진 중인 반월시화산단 스마트화 사업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사업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생산성본부(KPC), 경기테크노파크 등이 참여한 ‘반월시화산단 살리기’ 프로젝트다. 박 단장은 참여 기업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사업 성공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박 단장은 반월시화산단의 매출이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것을 문제로 봤다. 그는 “2018년 83조원이던 생산액이 2019년 60조원대 후반으로 떨어지고, 지난해엔 60조원대 초반으로 쪼그라들었다”며 “폐업도 속출하고 있어 입주공간 중 40%가 공실인 상황”이라고 했다.
반월시화산단의 위기는 국내 중소형 뿌리산업의 위기를 의미한다는 평가다. 1980년대 초 서울·경기지역의 중소기업 공장을 한데 모아 완성한 이 단지는 인쇄회로기판(PCB), 부품, 금형, 주조, 용접 등 기초 제조업인 뿌리산업 기업이 가장 많이 밀집한 지역이다. 자동차, 조선, 정보기술(IT) 등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문제는 생산현장에 찾아든 자동화 바람이다. 박 단장은 “반월시화산단의 상당수 기업이 아날로그식 제조 공정을 유지하고 있다 보니 생산성이 갈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쇼크까지 겹쳤다”며 “입주 기업 전부가 중소 제조업체인 탓에 이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줄줄이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월시화산단에 스마트화를 접목하기로 했다. 이 단지는 2019년 초 ‘스마트산단시범단지’로 지정된 후 올해 초 ‘스마트그린산단 사업다각화 플랫폼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에는 안산 지역의 기업과 대학, 연구소 다수가 참여한다. 입주한 기업의 제조혁신 지원 플랫폼 구축 및 각종 사업 지원, 소재부품·뿌리산업의 디지털 환경 조성이 사업의 핵심이다. 첫 참여 기업은 다음달 10일까지 모집한다.
박 단장은 “한양대 에리카는 이번 반월시화형 사업다각화 지원 플랫폼을 통해 얻은 성공사례를 모델화한 후 사업다각화를 원하는 다른 기업에 컨설팅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산단 내 제조기업은 특허, 제품, 기술, 기능 등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함으로써 기업 자체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