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공급부족 사태 부정적…업황 모멘텀 둔화 예상"
'10만전자' 간다더니…증권가 삼성전자 목표가 줄하향
증권가에서 24일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9만2천원으로 내렸다.

또 하나금융투자가 11만1천원에서 10만1천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12만원에서 10만5천원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증감률과 미국 ISM 제조업·서비스업 지수의 하락이 예상되므로 그간 목표주가 산정에 적용한 역사상 최고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 2.2배에 대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내년 반도체 업황과 실적 개선 모멘텀의 둔화도 예상되므로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며 "주가 회복 시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극심해진 비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가 삼성전자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물량(Q)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며 중저가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사들이 증설보다 가동률을 중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삼성전자 모바일·TV 등 세트 부문의 제품 출하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목표주가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파로 인한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이 부정적 영향을 끼친 이후 비메모리 관련 악재는 주가에 반영되고 투자 심리는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메모리 사업 이익 정상화가 주가 반등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비메모리 공급부족이 메모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리스토킹(재고 재축적) 속도 둔화 우려가 생겼고 결과적으로 5월 중 현물 가격이 완만하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메모리 공급 부족이 2분기 말부터 완화하고 서버 수요가 추세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금리 상승과 하반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하나 주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와 3분기 실적 호조를 전망하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은 기존 '매수'를 유지했다.

올해 초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장기 호황,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전망하며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줄줄이 10만원 이상으로 올려 잡은 바 있다.

이날 오전 11시 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50% 내린 7만9천700원에 거래 중이다.

연초에 9만원을 돌파한 삼성전자 주가는 넉 달 가까이 8만원대 박스권을 맴돌다가 최근 7만원대로 내려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