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도피사범 검거·송환 강화…경찰 3개국 첫 파견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전화금융 사기(보이스피싱) 등 범죄사범을 검거·송환하기 위해 경찰관이 현지로 파견된다.

23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주(駐) 태국·베트남·캄보디아 대사관에 경찰관을 1명씩 파견하기로 외교부와 협의했다.

경찰이 필리핀(7명)을 제외한 동남아 국가에 경찰관을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가격리 등의 사정으로 경찰관들의 해외 출장이 쉽지 않아 아예 파견을 보내기로 했다"며 "파견자 3명은 현지로 도피한 피의자들을 검거해 송환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파견자들은 전 세계 33개국의 해외공관 경찰 주재관과 같은 신분으로 대우받는다.

이들은 교민들을 통해 도피 사범에 대한 첩보를 수집해 경찰청은 물론이고 현지 치안 당국과도 공유하기로 했다.

파견 기간은 올해 7∼12월 6개월이다.

경찰청은 조만간 선발 작업에 착수하며, 예산은 코로나19 사태로 쓰지 않게 된 외국과의 공조수사 예산의 일부로 충당하기로 했다.

국내 해외 도피 사범들은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로 향한다.

2016∼2020년 5년간 전체 해외 도피 사범은 총 3천593명으로, 이 중 73.3%(2천635명)의 행선지가 중국(1천198명)·필리핀(838명)·베트남(249명)·태국(242명)·캄보디아(108명) 등 5개국이다.

경찰청은 경찰관을 중국으로 파견하는 방안을 중국 공안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는 범행 수법이 계속해 지능화·고도화하면서 피해가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과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각각 7천억원(3만1천681건)·456억원(1만1천250건)에 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