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반정부시위까지…콜롬비아 코파아메리카 공동개최 무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콜롬비아의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공동 개최가 무산됐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이 콜롬비아 정부의 대회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미연맹은 21일 "국제 경기 일정 및 대회 실행 계획과 관련한 이유로 올해 코파 아메리카를 11월로 연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콜롬비아에서 개최하려던 경기를 재배정해 조만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남미연맹의 이 같은 발표는 아르헨티나와 공동 개최국인 콜롬비아가 대회를 11월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남미 대륙 최고 권위의 축구 국가대항전인 코파 아메리카는 현지 시간으로 다음 달 14일부터 7월 11일까지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1916년 시작된 이 대회가 두 나라 이상에서 공동 개최된 적은 없었다.

애초 이 대회는 지난해 열렸어야 했으나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1년 연기된 것이다.

하지만 콜롬비아에서 정부의 세제개편이 촉발한 시위가 지난달 말부터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4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치면서 다음 달 대회 개최가 어려워졌다.

그러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남미연맹이 성명서를 내기 불과 몇 시간 전 콜롬비아의 에르네스토 루세나 체육장관은 "콜롬비아 정부는 코파 아메리카를 연기해 달라고 남미연맹에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세나 장관은 "우리는 이런 규모의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관중의 참여라 생각한다"며 "현재로서는 관중 입장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우리가 꿈꿔온 대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경기장 관중석을 적어도 50%는 채울 수 있을 때까지 대회는 연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미연맹은 콜롬비아 정부의 요구를 거절하고 예정된 날짜에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콜롬비아에서 개최하려던 경기도 결국 아르헨티나로 옮겨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최근 코파 아메리카의 단독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