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실크 챔피언십 첫날 4언더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
"대회 코스 나와 정말 잘 맞아
자주 연습한 플로리다와 비슷"
2년차 징크스에 발목이 잡혀 허덕이던 전지원(24·사진)이 처음으로 우승 기회를 잡은 뒤 이같이 말했다. 전지원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리조트 리버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퓨어실크 챔피언십(총상금 13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4언더파 67타를 적어 냈다. LPGA투어 데뷔 이후 자신의 한 라운드 최소타다. 단독 선두로 나선 대만의 슈웨이링(5언더파·26)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다.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조급했던 마음을 내려놓은 덕분에 나온 스코어다. 전지원은 호주·미국 골프 유학생 출신으로,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7년 미국 주니어 대학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2018년 US 아마추어 여자골프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 전액 장학금을 받아 골프를 한 사연까지 알려지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데뷔했다.
하지만 1년차였던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 참가한 4개 대회에서는 모두 커트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전지원은 이날 경기 후 “코치님이 ‘이번주에는 아무 계획 없이 해보자’고 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쳤는데 잘 풀렸다”며 웃었다.
그는 햇수로는 2년차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투어가 파행 운영돼 올해도 신인 자격을 얻었다. 아직 신인상 포인트를 1점도 획득하지 못한 만큼 이번 대회 성적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전지원은 “코스가 나와 정말 잘 맞는다. 자주 라운드했던 플로리다와 비슷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랭킹 3위로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톱랭커’인 김세영(28)도 4언더파 공동 2위로 출발해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는 지난 4월 ANA 인스퍼레이션과 롯데 챔피언십에서 각각 공동 3위, 공동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다. 지난해 11월 펠리칸 위민스 챔피언십 이후 통산 13승에 도전하는 김세영은 “15번홀부터 버디가 나와 그다음부터 굉장히 잘 풀렸다”고 했다.
강혜지(31)와 곽민서(31)가 1언더파로 공동 24위에 올랐다. 최나연(33)은 이븐파 공동 43위, 박성현(28)은 1오버파를 쳐 공동 59위로 출발했다. 김아림(26)은 5오버파 117위, 전인지(27)는 6오버파 123위로 부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