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스푸트니크 V' 백신 아이러니…국내선 냉대, 외국 승인은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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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민 접종률 여전히 7% 미만…전 세계 승인 국가는 66개국 달해
현지 한국 교민들도 적극 접종…러·카자흐 교민 접종자 1천명 넘은 듯
러시아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승인 국가가 크게 늘어가고 있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32억 명의 인구를 가진 전 세계 66개국이 이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주로 옛 소련권, 남미, 중동, 동유럽, 동남아시아 등의 비(非)선진국들이다.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가 승인했다.
EU 의약품 평가·감독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푸트니크 V 백신 승인을 위한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르면 7월쯤 EMA와 WHO 승인이 나길 기대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두고 벌어졌던 논란은 지난 2월 세계적 권위의 의학 전문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수그러들었다.
지금은 백신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는 분위기다.
당초 이 백신 도입 가능성에 선을 그었던 한국 정부까지 긍정적 검토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러시아 내에선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인기가 별로다.
지난해 12월부터 이 백신을 이용한 접종이 시작됐지만, 러시아인들의 접종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
지난 19일 기준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인 1천14만 명이 코로나19 백신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마쳤다.
인구(1억4천600만 명) 대비 접종률은 7%로 세계 선두권인 이스라엘(59%), 미국(37.5%), 영국(30.7%)은 물론 프랑스(13.8%), 독일(11.8%), 브라질(8.3%) 등에도 뒤진다.
백신을 맞겠다는 주민 비율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말 현지 여론조사 전문 기관 '레바다-첸트르'가 실시한 조사에서 62%는 스푸트니크 V를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백신을 접종받겠다는 사람은 26%에 불과했다.
현지 온라인 구직사이트 '슈퍼잡'(SuperJob)이 이달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42%는 어떤 경우에도 백신 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응답했고, 겨우 18%만이 어떤 경우에도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러시아인들 스스로가 자국 백신을 별로 신뢰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러시아 전역에서 하루 8~9천 명,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2~3천 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쏟아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선뜻 이해가 가진 않는 현상이다.
정부 보건정책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작용하는 것도 같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내 각 지역 한인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및 탐문에 따르면 현지 거주 한국 교민들은 적극적으로 접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형택 모스크바 한인회장은 "약 1천200명의 교민 가운데 400명(33%) 정도가 최소 한 차례 접종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장 최선도 씨도 현지 교민 약 400명 가운데 200명(50%) 정도가 접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중심으로 우리 교민 약 500명이 체류하는 극동 연해주에서도 교민 접종자가 100명(20%) 정도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연해주 한인회장 김경재 씨가 소개했다.
교민들은 주로 민간 병원들에서 2회 접종에 5만 원~10만 원 정도를 내고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에 스푸트니크 V 백신을 활발하게 접종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국가 카자흐스탄에서도 약 800명의 교민 가운데 400명 정도가 접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권에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맞은 교민 수가 어림잡아 1천 명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한국 교민들은 혹시 모를 백신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인회 조사 결과 대부분의 교민 접종자들은 통상적인 접종 후 증상인 주사 부위 통증, 가벼운 두통이나 어지럼증, 감기·몸살 기운, 복통·설사 등을 겪었을 뿐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아주 드물게 1차 접종 후 39도 이상의 고열이 며칠간 계속되거나, 심한 무기력증을 겪은 경우도 나왔다.
극소수 여성들에게선 생리 주기 변화·생리량 증가 등의 월경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지역 한인회는 카자흐 한인회와 공조해 설문 조사를 통해 파악된 교민 접종 현황과 접종 후 증상 등을 우리 정부에 기초 자료로 전달할 계획이다.
동시에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맞은 교민들에게도 귀국 시 2주 의무 격리 면제 혹은 기간 축소 등의 혜택을 제공해 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현지 한국 교민들도 적극 접종…러·카자흐 교민 접종자 1천명 넘은 듯
러시아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승인 국가가 크게 늘어가고 있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32억 명의 인구를 가진 전 세계 66개국이 이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주로 옛 소련권, 남미, 중동, 동유럽, 동남아시아 등의 비(非)선진국들이다.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가 승인했다.
EU 의약품 평가·감독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푸트니크 V 백신 승인을 위한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르면 7월쯤 EMA와 WHO 승인이 나길 기대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두고 벌어졌던 논란은 지난 2월 세계적 권위의 의학 전문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수그러들었다.
지금은 백신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는 분위기다.
당초 이 백신 도입 가능성에 선을 그었던 한국 정부까지 긍정적 검토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러시아 내에선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인기가 별로다.
지난해 12월부터 이 백신을 이용한 접종이 시작됐지만, 러시아인들의 접종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
지난 19일 기준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인 1천14만 명이 코로나19 백신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마쳤다.
인구(1억4천600만 명) 대비 접종률은 7%로 세계 선두권인 이스라엘(59%), 미국(37.5%), 영국(30.7%)은 물론 프랑스(13.8%), 독일(11.8%), 브라질(8.3%) 등에도 뒤진다.
백신을 맞겠다는 주민 비율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말 현지 여론조사 전문 기관 '레바다-첸트르'가 실시한 조사에서 62%는 스푸트니크 V를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백신을 접종받겠다는 사람은 26%에 불과했다.
현지 온라인 구직사이트 '슈퍼잡'(SuperJob)이 이달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42%는 어떤 경우에도 백신 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응답했고, 겨우 18%만이 어떤 경우에도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러시아인들 스스로가 자국 백신을 별로 신뢰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러시아 전역에서 하루 8~9천 명,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2~3천 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쏟아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선뜻 이해가 가진 않는 현상이다.
정부 보건정책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작용하는 것도 같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내 각 지역 한인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및 탐문에 따르면 현지 거주 한국 교민들은 적극적으로 접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형택 모스크바 한인회장은 "약 1천200명의 교민 가운데 400명(33%) 정도가 최소 한 차례 접종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장 최선도 씨도 현지 교민 약 400명 가운데 200명(50%) 정도가 접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중심으로 우리 교민 약 500명이 체류하는 극동 연해주에서도 교민 접종자가 100명(20%) 정도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연해주 한인회장 김경재 씨가 소개했다.
교민들은 주로 민간 병원들에서 2회 접종에 5만 원~10만 원 정도를 내고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에 스푸트니크 V 백신을 활발하게 접종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국가 카자흐스탄에서도 약 800명의 교민 가운데 400명 정도가 접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권에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맞은 교민 수가 어림잡아 1천 명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한국 교민들은 혹시 모를 백신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인회 조사 결과 대부분의 교민 접종자들은 통상적인 접종 후 증상인 주사 부위 통증, 가벼운 두통이나 어지럼증, 감기·몸살 기운, 복통·설사 등을 겪었을 뿐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아주 드물게 1차 접종 후 39도 이상의 고열이 며칠간 계속되거나, 심한 무기력증을 겪은 경우도 나왔다.
극소수 여성들에게선 생리 주기 변화·생리량 증가 등의 월경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지역 한인회는 카자흐 한인회와 공조해 설문 조사를 통해 파악된 교민 접종 현황과 접종 후 증상 등을 우리 정부에 기초 자료로 전달할 계획이다.
동시에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맞은 교민들에게도 귀국 시 2주 의무 격리 면제 혹은 기간 축소 등의 혜택을 제공해 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