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보조 도구인 '돌리' 낡아 활용 어려워…"비싼 차 봐주는 차별"
"고급차는 불법주차 해도 견인을 못 한다고요?"
전북 전주시가 보유한 견인 차량이 노후화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네 바퀴를 굴리는 수입차와 고급 국산차량은 파손 등의 문제로 견인이 어려워 사실상 '반쪽짜리'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전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전주시설공단은 현재 2대의 견인 차량을 위탁 운용하고 있다.

과거 4대였으나 인원 감축과 무인 단속카메라 활용 증가 등으로 대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이들 차량은 2008년식으로 현재까지 12만∼13만㎞를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차량 교체 기준인 7년(12만㎞)을 훌쩍 넘은 것이다.

견인 보조도구인 '돌리(dolly)' 또한 노후화가 심각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돌리는 견인 차량에 달린 작은 바퀴로 최근 수입 차량 등에 많이 쓰이는 사륜구동 방식 견인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돌리가 설치되지 않거나 고장 난 견인 차량은 운용이 상당 부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업계 측은 설명한다.

전주시의회 양영환 의원은 이날 열린 제381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지적했다.

양 의원은 "사람은 차별받아서는 안 될 존재인데, 비싼 차만 (견인하지 않고) 봐주는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행정의 공평성과 차량 노후화에 따른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주시설공단 측은 견인 차량의 노후화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차별 없이 불법 주·정차량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주시설공단 관계자는 "차량과 부품이 낡아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종을 가리지 않고 불법 주정차량을 견인하고 있다"며 "노후 차량 교체를 건의한 만큼, 조만간 이러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