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외교부장, 아프간 외무장관 등과 잇따라 전화통화
'미군 철수' 아프간에 공들이는 中 대대적 지원 약속
중국이 미군 철수로 대규모 혼란을 겪는 아프가니스탄에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영향력 확대를 본격화했다.

1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아프간 하니프 아트마르 외무장관, 모히브 아프간 정부 국가안전보장회의 고문과 잇따라 통화하며 아프간의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왕이 부장은 아트마르 장관과의 통화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중국과 아프간의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15주년을 맞아 일대일로와 각 분야 실무 협력을 추진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은 아프간과 남아시아에 방역물품을 계속 제공하고 아프간의 테러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돕겠다"고 밝혔다.

아프간이 최근 심각한 혼란을 겪는 것에 대해서는 "아프간 정부가 평화와 화해 진행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중국은 아프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미군 철수' 아프간에 공들이는 中 대대적 지원 약속
왕 부장은 모히브 고문과의 통화에서도 '아프간인 주도, 아프간인 소유' 원칙을 존중한다고 밝힌 뒤 아프간 각측이 평화적인 방식으로 정치적 해결방안을 찾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일방적인 철수로 아프간 정세가 불확실해졌다고 비판한 뒤 "중국은 아프간 내부 협상을 위한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군 철수 후 이 지역이 테러리즘, 분리주의, 종교적 극단주의 등의 온상이 될 수 있다며 안정과 평화 구축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왕 부장은 지난 11일 산시성 시안(西安)에서 열린 중앙아시아 5개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중앙아시아 각국이 아프간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을 위해 합당하게 공헌해야 하며 중국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 등을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공동대응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배후로 알카에다 수장인 오사마 빈라덴을 지목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공격했다.

지난달 14일 미국은 20년에 걸친 아프간 주둔을 끝내고 올해 9월 11일까지 철군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