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자산 규모 71조 이상…업계 4위로 '껑충'
채널·영업망 '상호 보완'…'마이데이터' 신사업 속도
신한라이프의 자산 규모는 약 71조원이다. 합병 직후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은 업계 4위 업체로 단숨에 올라서는 셈이다. 생명보험업계에 새로운 대어(大魚)가 등장하면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에 이목이 쏠린다.
생명보험업계 4위로 등극…시너지 효과 '주목'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제9차 정례회의를 열고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인 신한생명보험(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오렌지라이프)의 합병을 인가했다. 합병은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흡수합병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합병기일은 오는 7월1일이다.합병이 마무리되면 '신한라이프'는 자산 기준 업계 4위의 생명보험사로 단숨에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자산은 각각 36조7500억원, 34조7500억원이다. 두 기업의 총 자산 규모는 약 71조원으로,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67조원), 미래에셋생명(40조5000억원)을 뛰어넘는다.
생명보험업계 지각변동의 서막이 오르면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판매 채널, 영업망, 주력상품 등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 통합 이후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오렌지라이프는 30대 남성 보험설계사 중심의 대면 채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비대면 채널은 가지고 있지 않다. 반면 신한생명은 40대 여성 설계사 중심의 대면·비대면 채널 모두를 운영 중이나, 텔레마케팅(TM)과 방카슈랑스 등 비대면 채널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특성을 갖춘 셈이다.
영업망에도 차이가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에 집중돼있으나, 신한생명은 경기 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뻗쳐 있다. 수도권의 영업력을 극대화하면서 전국적인 판매 채널을 확대할 수 있는 요소다. 주력 상품이 오렌지라이프는 변액보험, 신한생명은 건강보험으로 집중돼 향후 포트폴리오도 다각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의 특성 살린다"…해외·디지털 사업도 속도↑
신한생명도 오렌지라이프와의 영업 형태 차이를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이를 위해 대면 채널을 이원화해 운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각자의 대면 채널 영업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비대면 채널의 경우 오렌지라이프의 기존 채널이 없는 만큼, 신한생명의 비대면 채널을 기본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을 추진한다.
상품도 오렌지라이프의 변액보험, 신한생명의 건강보험 강점을 살리면서 유사 상품은 통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합병 뒤 신상품 개발에서도 양사의 특성을 모두 살릴 수 있는 쪽으로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성별부터 영업망, 상품까지 모든 부분에서 두 기업이 겹치는 부분이 많지 않은 만큼 보다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통합 이후 고유의 경쟁력을 살리면서 영업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생명 기존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렌지라이프의 인력, 기술, 자금 등이 유입되면서다.
신한생명은 지난 2월 베트남 재무부로부터 현지 생명보험사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한국계 생명보험사가 인가를 받은 것은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신한생명은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 영업 등 신한금융 계열사와의 협업을 확대해 성장성을 높일 계획이다.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생명은 현재 오렌지라이프와 함께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2차 심사에 참여한 상태다. 신청은 신한생명 이름으로 하고 예비허가 및 본허가를 받게 되면 7월 이후 라이센스 주체를 '신한라이프'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헬스케어 등과 연결한 신사업을 구상하겠다는 복안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합병 이후 헬스케어,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라며 "베트남 현지 법인이 내년 공식 출범 예정인 만큼 해외 진출을 비롯한 대내외적 사업 확장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