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에 어린이도 포함…멕시코 대통령 "사고 원인 철저히 조사"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3일(현지시간) 밤 고가철도가 무너지면서 그 위를 지나던 지하철이 추락해 100여명이 사상했다.
4일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전날 밤 사고로 지금까지 23명이 사망했으며 79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엔 어린이도 포함됐으며 부상자 중 일부는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멕시코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3일 밤 10시 30분께 멕시코시티 남동부에 있는 지하철 12호선 올리보스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승객을 태운 지하철이 지상 구간에서 5m 높이의 고가를 지나던 순간 굉음과 함께 고가철도가 아래 도로로 무너져 내리며 열차가 추락했다.
현지 밀레니오TV가 전한 사고 당시 영상엔 고가가 순식간에 붕괴해 불꽃과 먼지를 일으키며 열차가 추락하는 모습이 담겼다.
아래 도로에는 양방향으로 여러 대의 차량의 지나고 있었으나 다행히 고가 바로 밑은 차가 다니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추락 후 택시 1대가 열차에 깔렸으나 운전자는 무사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고 후 추락한 객차 2량은 양쪽 끝을 고가에 걸친 채 V자 형태로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상태다.
당국은 객차의 추가 추락을 우려해 수색과 구조 작업을 잠시 중단했다가 크레인을 동원해 작업을 재개했다.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세인바움 시장은 지하철이 지나갈 때 고가철도의 지지기둥 하나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현지 일부 언론은 2017년 9월 멕시코시티를 강타한 규모 7.1의 강진 이후 해당 고가철도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사고와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지진 이후 주민들이 고가철도 균열을 신고하면서 당국이 보수작업을 한 바 있다고 전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 것"이라며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약속했다.
세인바움 시장도 외부 업체가 사고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지하철 12호선은 멕시코시티 남부를 동서로 잇는 노선으로, 총 12개인 멕시코시티 지하철 노선 중 가장 최근인 2012년 개통됐다.
멕시코시티 지하철은 하루 400만 명가량이 이용해, 미주 대륙에선 미국 뉴욕 지하철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이다.
멕시코시티에선 작년 3월 타쿠바야역에서 열차 2대가 충돌해 1명이 죽고 41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15년에는 오세아니아역에서 열차가 제때 정차하지 못하고 앞차를 들이받으면서 12명이 다쳤다.
이번 사고로 12호선 건설 당시 시장이던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이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에브라르드 장관이 시장직에서 물러난 직후 지하철 설계와 공사가 잘못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2013년엔 노선 일부를 폐쇄하고 보수공사가 실시됐다.
에브라르드 장관과 세인바움 시장은 오는 2024년 대선의 유력 주자로 꼽히는 정치인들이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날 이번 사고가 멕시코시티 대중교통과 관련한 가장 끔찍한 사고라며,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