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대단한 아이디어 주는 사람"…2018년 후보자로 부상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0)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로 낙점된 그레그 아벨(58) 부회장은 캐나다 출신의 에너지 전문 경영인이다.
버핏 회장은 3일(현지시간) 자신이 당장 물러나야 할 경우 곧바로 경영권을 넘겨받을 1순위로 그를 지목하면서 10년 이상 세간의 궁금증을 일으켰던 버크셔해서웨이 후계자 경쟁 구도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태어난 아벨은 노동자 계층 주거지역에서 하키를 즐기며 평범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캐나다 앨버타대에서 무역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서 회계사로 일하다 지열 전력회사 칼에너지로 직장을 옮겼다.
나중에 미드아메리칸으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가 1999년 버크셔해서웨이에 인수되면서 버핏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아벨이 버핏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은 이보다 앞선 1990년대 중반이었다고 CNBC는 전했다.
당시 영국의 한 유틸리티(수도·가스·전기) 회사 인수를 처리하던 그의 일솜씨에 감탄한 칼에너지의 주주 월터 스콧 주니어가 마침 버핏의 유년 시절 친구이자 버크셔해서웨이 이사였던 덕분이다.
아벨은 2008년 미드아메리칸의 CEO가 됐고, 이후 회사는 이름을 '버크셔해서웨이 에너지'(BHE)로 변경했다.
지금도 그는 BHE의 CEO 겸 회장으로서 버크셔해서웨이 그룹의 다양한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 밖에 버크셔해서웨이가 소수 지분을 보유한 크래프트하인즈, 이지스 보험서비스, 캐나다하키재단의 이사직도 맡고 있다.
지난 2018년 버핏 회장이 비보험 부문 부회장에 아벨을, 보험 부문 부회장에 아지트 자인을 각각 발탁하면서 두 사람은 차기 CEO 레이스에서 양강으로 공식 부상했다.
둘 중에서 그룹의 철도, 유틸리티, 제조업, 소매업, 자동차판매업 등을 주도하는 아벨이 좀 더 유력한 후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오마하의 현인'의 뒤를 이을 후계자 후보로 급부상한 그를 가리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빈틈없는 거래 해결사"라고 평가했다.
버핏 회장도 지난 2013년 "그레그가 전화할 때마다 항상 시간을 낸다.
왜냐면 그는 내게 대단한 아이디어를 가져다주고 정말로 혁신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신뢰를 보낸 바 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벨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각각 1천600만달러(약 179억3천만원)의 기본급을 연봉으로 수령했고, 보너스는 연 300만달러(약 33억6천만원)에 이르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