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이승만 '공' 평가-"세월호 챙기면서 제복 소홀" 고백도
"보수의 세월호정부 규정 동의하나" 비판도…지도부 '어색한 동거' 노선갈등 예고
송영길, 시작부터 광폭 통합 행보…"野대표인가" 강성당원 반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3일 취임 첫 공식 행보 키워드로 '통합'과 '화합'을 택했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잇달아 참배했다.

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2015년 시작된 것으로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송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방명록에 글을 남겨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국방, 공업에 집중한 면모를,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선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한 점을 기렸다.

제2장군묘역을 들러 손원일 제독, 김종오 장군 묘역을 참배한 것도 이전 지도부와 달라진 점이다.

송 대표는 참배 과정에서 최고위원들에게 "아들이 그 얘기를 하더라. 유니폼(제복)을 입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민주당이 너무 소홀히 한다는 것"이라며 "세월호는 그렇게 하면서(챙기면서)"라는 언급도 했다고 한다.

진보 진영이 그동안 세월호 이슈에는 집중하면서 보훈 이슈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점을 직접 '고백'함으로써 보다 넓은 이념 스펙트럼의 유권자층까지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발언으로 해석됐다.

송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민생에 집중하고 통합과 화합의 행보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시작부터 광폭 통합 행보…"野대표인가" 강성당원 반발
송 대표는 대야 관계와 관련해서도 '협력'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대승적으로 협력하자"며 민생·개혁 문제를 여야 논의를 통해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송 대표가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민주'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쇄신 의지를 밝혔던 만큼, 민심을 아우르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왔다.

그러나 일부 강성 당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는 등 벌써부터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박정희의 헌신을 기억한다니 야당 대표인가", "보수 언론이 주장하는 '세월호 정부'라는 비판에 민주당 대표가 동의하는 것이냐" 등의 글이 잇따랐다.

송 대표가 "청와대보다 당이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일부 당원은 "우리가 야당도 아닌데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고위원회의 내에서도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일부 최고위원은 이날 첫 최고위에서 '당심'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며 송 대표와 온도 차를 보였다.

향후 당 쇄신 및 부동산 정책 보완 방향 등을 놓고 지도부내 노선 갈등을 예고한 대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처럼회' 소속으로, 친조국의 대명사 격인 김용민 최고위원은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5·2 전대)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됐다"며 개혁 과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시작부터 광폭 통합 행보…"野대표인가" 강성당원 반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