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 상위 4순위…"인생에 큰 영향 줄 것"
부활한 김효주, 도쿄올림픽 정조준…"팬들이 원해요"
5년 3개월 만의 우승으로 부활에 성공한 김효주(26)가 이제 도쿄올림픽을 바라본다.

김효주는 2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파72·6천740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2016년 2월 1일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 5년 3개월의 공백을 깨고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려 의미가 크다.

김효주는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시즌 5승을 거두고 대상·상금왕·최저타수상·다승왕을 휩쓸며 '천재 소녀'로 이름을 날렸다.

또 그해 LPGA 투어 비회원으로서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김효주는 2015년에도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016년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우승을 끝으로 긴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러나 김효주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KLPGA 투어에서만 뛰면서 부활했다.

더욱 정교하게 기술을 연마한 결과 롯데 칸타타여자오픈과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2승을 따내며 천재 소녀의 귀환을 알렸다.

이번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김효주는 아직 경기를 마치지 않은 해나 그린(호주)이 우승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점심을 먹는 등 여유를 보였다.

LPGA 투어에서도 부활한 김효주는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은 6월 말 세계랭킹 기준으로 국가당 상위 2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총 4명이 출전할 수 있다.

세계랭킹 15위 내에 2명 이상의 선수가 있는 나라는 15위 내에서 최대 4명을 올림픽에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마지막 주 기준 김효주의 세계랭킹은 9위다.

1위 고진영(26), 2위 박인비(33), 3위 김세영(28)을 이어 네 번째로 높다.

이번 우승으로 김효주는 17위 이정은(25), 18위 유소연(31), 19위 박성현(28)과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됐다.

김효주는 2016년에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기대했으나 당시에는 박인비, 김세영, 전인지(27), 양희영(32)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효주도 이번 기회를 살려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각오다.

그는 "원래 올림픽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잘하면 기회가 올 것 같고, 주변의 팬분들도 (올림픽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는 말씀도 해 주신다"며 "이번 우승으로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한국 대표팀 멤버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어 "주니어 시절 국가대표로 몇 번 국제대회에 나갔다"며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나의 골프 인생뿐 아니라 내 인생 자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번 대회 경험으로 김효주는 자신감을 듬뿍 충전했다.

김효주는 전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6개로 이븐파에 그쳤지만, 이날 4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잡아냈다.

김효주는 "어제 보기는 모두 짧은 퍼트 실수였다.

평소 퍼트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오늘은 짧은 퍼트할 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