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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튤립·미시시피 투기·코인 광풍…반복되는 투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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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 ‘탐욕과 광풍의 역사’ 투기

    5만달러로 치솟은 튤립 뿌리
    대출해주며 부추긴 주식 투자
    결과는 늘 버블붕괴로 이어져

    인간은 합리적인 것 같지만
    탐욕과 집단 착각은 항상 발생

    최근 암호화폐 열풍도 주의 필요
    총 발행량과 연도별 공급량이 많고 소수가 상당한 비중을 독점한 암호화폐는 가격 급등락이 심한 투기적 행태를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 대표적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의 서울 역삼동 강남고객센터 전광판에 갖가지 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총 발행량과 연도별 공급량이 많고 소수가 상당한 비중을 독점한 암호화폐는 가격 급등락이 심한 투기적 행태를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 대표적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의 서울 역삼동 강남고객센터 전광판에 갖가지 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증권 분석의 창시자로 알려진 미국 경제학자 벤저민 그레이엄은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사면 ‘투자’이고 가치와 가격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같다고 보는 것은 ‘투기’”라고 말했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죠.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탐욕과 집단 착각에 빠져 너도나도 달려들 때 투기가 발생하고, 한참 부풀어오른 버블(거품)이 순식간에 꺼지면서 많은 피해자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되풀이되는 투기의 역사

    튤립·미시시피 투기·코인 광풍…반복되는 투기의 역사
    서구 근대 경제사에서 튤립 마니아, 미시시피 계획, 남해(South Sea)주식회사 사건은 3대 투기 사건으로 불립니다. 역사상 최초의 투기 대상은 튤립 구근이었습니다. 1630년대 국제무역으로 황금기를 구가하던 네덜란드에선 튤립으로 정원을 가꾸며 부와 교양을 과시하는 풍조가 생겼고 희귀종 튤립은 투자의 대상이 되면서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셈페르 아우구스투스’라는 줄무늬 튤립은 알뿌리 하나가 황소 46마리 가격, 현재로 따지면 5만달러 정도였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빚을 내서 튤립 투자에 나섰지만 어느 순간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심리가 퍼지면서 가격이 95% 정도 폭락했다고 합니다.

    1720년 프랑스에선 미시시피 사건이 터졌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 사업가 존 로는 미국 미시시피강 유역의 프랑스 식민지를 운영하는 회사를 인수한 뒤 엄청난 수익을 낼 것이라고 선전하며 자기 은행인 방크 로얄르(Banque Royale)에서 찍은 지폐로 주식 살 돈을 대출해주는 등 투자를 부추겼습니다. 회사 주가는 주당 500리브르에서 1만5000리브르까지 30배나 뛰었지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하지 못하며 다시 500리브르까지 폭락했습니다. 로는 외국으로 도망갔다고 하죠.

    튤립·미시시피 투기·코인 광풍…반복되는 투기의 역사
    같은 해 영국에선 미시시피 회사의 수법을 모방한 남해회사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남해는 남미를 의미하는 것으로 남해회사는 남미의 무역 독점권을 갖고 스페인과 전쟁을 벌이던 영국 정부의 국채를 인수하는 등 큰돈을 벌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습니다. 그해 초 128파운드이던 이 회사의 주가는 6월 1050파운드까지 치솟았고, 영국 의회는 남해회사 특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회사들의 주식 상장을 어렵게 규제하는 ‘버블법(The Bubble Act)’을 통과시키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본업인 무역업의 벌이는 기대에 못 미쳤고 주가는 그해 말 다시 100파운드대로 떨어졌죠. 거품(버블)경제의 어원으로 알려진 사건이죠.

    이 밖에도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미국 주식시장이 투기적 상승세를 보이다 다우지수가 1929년 10월 24일 이유 없이 급락한 뒤 300에서 1932년 41까지 떨어졌던 세계 대공황, 1980년대 부동산 투기 붐이 불었다가 1991년 이후 10년간 집값이 60% 하락하는 등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했던 일본, 2000년대 초반 ‘닷컴(.com)’이라는 단어가 회사명에 들어가면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묻지마 투자’ 행태를 보이다 대거 몰락했던 ‘IT(정보기술) 버블’, 2008년 저금리 기조에 편승한 부동산투자 붐에 기대어 등급이 다소 낮은(서브프라임) 주택담보에도 무분별하게 대출해주다 금융사들이 대거 파산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인간의 탐욕과 광기’가 빚어낸 투기는 형태를 바꿔가며 되풀이됐습니다.

    논란의 암호화폐…광풍인가 열풍인가

    최근 국내에서는 암호화폐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합니다. 화폐의 기능을 거의 못 하고 있는 암호화폐에 돈을 쏟아붓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입니다.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2009년 등장할 때 1개당 0.000994달러였는데 국내에서는 4월 14일 한때 8148만원까지 올랐다가 23일 5519만원까지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의 94%가 ‘알트코인’이라는 점입니다. 대안(alternative)과 동전(coin)의 합성어인 알트코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그나마 검증된 암호화폐가 아닌 ‘잡(雜)코인’입니다. 국내 4대 거래소에 신규 상장되는 암호화폐는 2018년 116개, 2019년 154개, 지난해 230개, 올해 1~2월 46개 등으로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개발자들이 2013년 시바견의 밈(meme)인 ‘도지’를 본떠 취미 삼아 만든 도지코인은 지난달 19일 하루 거래대금이 17조원에 달하며 상장기업 주식이 거래되는 유가증권시장을 뛰어넘는 진기록을 내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도지코인을 달 위에 놓을 것’이라고 쓰면서 4월 1일 70원대 가격이 10일 575원까지 치솟았다가 23일 200원대로 주저앉는 등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3월 말 이후 주요 은행의 예금 잔액은 한 달 새 17조원이 줄었는데 하루 6만~7만 명이 코인 투자에 새로 뛰어들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전문가들은 대박을 좇아 무분별하게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지적이죠.

    정태웅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

    ①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빚어진 미두(米豆)시장 투기, 1930년대 함경북도에 철도 종단항이 건설된다는 소문에 나진 청진 등에 불었던 땅투기 등 우리나라에도 투기가 횡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② ‘디지털 금(金)’이라 불리며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선물 거래를 허가받고, 피델리티 등 해외 기관투자가들도 투자 대상에 편입한 비트코인은 앞으로 투자자산으로서 당당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까.

    ③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 새로 가입하는 사람의 60%는 집값 폭등으로 정상적인 저축과 투자로는 집을 장만하기 어렵다고 분노하는 20~30대라는데, 이들을 안정적 투자 형태로 돌리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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