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운전자가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고 쉬지 않고 5시간을 운전해야 한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노선 연장을 취소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시내버스 운전기사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청원 시작일은 16일, 마감일은 다음달 16일이다.

이 글은 지금까지 1천400여명의 청원 동의를 받았다.

글쓴이는 "은평구 주민들의 발이 되는 서울버스 ***번 버스 운수종사자"라며 "'서울시의 행정명령'이라는 미명아래 행해지는 '졸속행정'에 너무 힘들고 괴롭다"며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이 노선의 번호는 청와대 게시판에서 가림 처리됐으나, 글쓴이가 밝힌 노선으로 보면 지난달 27일 노선이 조정된 742번(변경 전 751번)임이 확실하다.

그는 자신이 모는 버스가 원래도 장거리 노선이었는데 올해 1월부터 노선이 연장돼 서초구 교대역까지 운행하게 됐다며 "이미 근로조건이 열악한 이 노선을 (서울시가) 대책도 없이 10km를 더 늘려버렸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장거리 노선은 다른 노선보다 운전피로도가 높고 휴식시간 보장도 어려우며 여러 가지로 근로자가 근무하기에 쉬운 여건이 안 된다"며 "종점에서 출발해서 서초구 교대를 갔다가 다시 종점으로 돌아오는 데는 원래 3시간짜리 노선이 이제는 5시간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로정체도 빈번한 서울 시내교통 상황에 어떨 때는 기약도 없이 도로에 서있다"며 "노선연장을 결정하신 높으신 분들께 묻고 싶다.

도로에 한번 나가면 5시간이 넘는데 화장실 같은 인간의 기본권은 시에서 지켜주느냐"고 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