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한모씨 등 시위 기획자 관련 제보 받아…법적 권리 유보"
최근 중국에서 테슬라 차주 기습시위의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 등이 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전기차 분야 경쟁사인 니오는 일각의 배후설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당국에 진위를 가리기 위한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홍성신문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니오는 전날 성명을 통해 "모 브랜드 관련 제3자의 권익 보호 행위에 참여하거나 이를 추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관련 소문은 순전히 날조된 것"이라면서 "이미 (루머 관련) 증거를 수집해 관계 당국에 신고했으며, 사실을 철저히 조사하고 자사의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 차주 장(張) 모씨는 지난 19일 상하이(上海) 모터쇼 행사장에 전시된 테슬라 차량 위에 올라가 '브레이크 고장' 등을 외치며 품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그런데 장씨가 온라인에 올린 영상 가운데, 시위 당일 모터쇼에 가기 전 장씨가 니오 브랜드 차량에 탄 장면이 주목을 받으며 '배후설' 등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일부 네티즌은 장씨 혼자서 시위를 계획한 게 아니며, 니오와 해당 차량의 주인 '치제'(七姐)라는 인물이 배후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 장씨가 언론매체 출입증을 이용해 당시 행사장에 들어갔는데, 현장 영상을 보면 출입증에 니오의 협력사인 자동차 부품업체 '웨바스토'의 로고가 찍혀 있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장씨는 자신은 해당 차의 승객일 뿐이었다면서 자신이 탔던 차 브랜드가 시위를 지원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웨바스토 측은 "모터쇼 주최 측과 공안의 조사 결과 출입증은 정상적인 업무 범위 내에서 사용됐으며, 자신들은 이번 시위나 장씨 등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니오 측은 성명에서 "26일부터 니오 사용자, 협력사, 그리고 본사가 대량의 조직적인 인터넷 루머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니오 사용자 치제가 합법적 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합리적·합법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바스토에 대해서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자동차 기업의 협력사라고 할 수 있다"면서 "(시위와 무관하다는) 웨바스토의 성명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테슬라 중국 법인은 28일 성명을 통해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한(韓) 모씨 등 이번 시위의 주요 기획자와 관련된 정보를 받았다면서 "합법적 권익을 보호할 권리를 유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 측이 니오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장씨 혼자 이번 시위를 계획한 게 아닐 가능성을 시사하며 경우에 따라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테슬라 측은 지난 2월 사고 이후 차량 제동 시스템 상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장씨 측이 조작 가능성을 들어 모든 검사를 거절하고 환불과 정신적 손해배상 등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또 장씨의 남편이 지난달 테슬라 측에 "베이징(北京)의 '단체'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어 말을 잘 들을 수밖에 없다"고 분명히 말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장씨가 상하이 모터쇼 행사장에서 '임신 중'이라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으며, 장씨 측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이 없다가 전날에야 연락이 닿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씨는 전날 테슬라 측에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면 다시 소통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측은 적극적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제3의 권위있는 기구를 통한 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가운데 테슬라로부터 시위 기획자로 지목된 한씨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를 향해 "(권리를) 유보할 것 없이, 조속히 사법 절차를 밟기를 바란다"고 맞대응했다.

현지매체 IT시보에 따르면 한씨는 테슬라 중국 공식 사이트를 통해 2019년 중고차량을 구매했지만 이후 사고 차량임을 알게 됐다며 법정 공방에 나섰다.

한씨는 1심에서 승소해 환불은 물론 보상금 113만9천여 위안(약 1억9천만원) 판결을 끌어냈지만, 테슬라가 불복하면서 2심 재판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