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기획부터 연구개발, 생산, 사용 후 폐기까지 제품의 전체 수명주기 관리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고 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오병준 지멘스DIS(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대표(사진)는 28일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를 살펴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오 대표는 한국 제조기업이 디지털 트윈을 통해 일부 생산 효율화는 이뤘지만 제품 기획 단계부터 사용 이후 상황까지 전체가 연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부분적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최적화를 이뤄낸 것만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한 것처럼 침소봉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개발 단계부터 디지털 트윈을 도입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도 수집해 디지털로 옮기면 제품의 수명이 다하는 시점까지 예측한 뒤 개선품을 위한 후속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트윈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드는 기술이다.

실제로 1년에 3만5000대의 트랙터를 생산하는 한 농기계 제조업체는 생산 라인을 그대로 디지털 트윈화 한 뒤 연간 4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렸다. 공장 안의 모든 설비에 센서를 설치해 전기 소모량, 분당 생산량 등을 측정했다. 생산 라인의 물리적인 거리와 동선들을 바꾸거나 사람을 재배치하고 로봇과 자율주행 지게차를 곳곳에 놓는 방식의 여러 경우의 수를 도입한 결과다.

오 대표는 한국 제조기업들이 디지털 트윈을 통해 일부 생산 효율화는 이뤘지만 제품 기획 단계부터 사용 이후 상황까지 전체가 연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연구개발 부서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부서는 의견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며 "연구 개발 부서에서 설계한 대로 만들다 보면 생산 라인이 막혀 버리는 지점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설계 부서는 나사를 하나하나 뚫자고 하고, 생산 부서는 용접해 버리자고 하면 경영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구 개발 단계부터 디지털 트윈을 도입해 충분히 검증한다면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제품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도 수집해 디지털로 옮기면 제품의 수명이 다하는 시점까지 예측 한 뒤 개선품을 위한 후속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오 대표는 "생산 설비와 제품의 수명은 유한하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들의 활용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제품 기획, 설계, 생산 이후 사용의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데이터를 모아 디지털 세계로 옮겨 연결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팩토리"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