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퍼펙트 블루 - 백은선(1987~)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검은 돌을 손에 쥐고 물 위를 걸었다
꽝꽝 얼어붙은 하늘은 높이를 가늠할 수 없어서
계속 걸었다 천천히 나는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시집 《도움받는 기분》(문학과지성사) 中
빙판 위에 돌을 던져본 적 있다면 봄이 어디까지 왔는지 가늠할 수 있을 테지요. 적막을 깨던 돌의 무게가 ‘아직은 아니야’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는데, 빙판 위를 걷다보니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갑니다. 빙판은 어디까지 빙판일 수 있을까요. 빙판에 비친 하늘의 높이까지는 아니지만 지금 걷는 곳이 빙판인지, 물 위인지 알 수 없지만 바지가 조금 젖는다고 주저앉지 말아요. 당신이 서 있는 한 하늘은 무너지지 않을 테니까요.
이서하 시인(2016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꽝꽝 얼어붙은 하늘은 높이를 가늠할 수 없어서
계속 걸었다 천천히 나는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시집 《도움받는 기분》(문학과지성사) 中
빙판 위에 돌을 던져본 적 있다면 봄이 어디까지 왔는지 가늠할 수 있을 테지요. 적막을 깨던 돌의 무게가 ‘아직은 아니야’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는데, 빙판 위를 걷다보니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갑니다. 빙판은 어디까지 빙판일 수 있을까요. 빙판에 비친 하늘의 높이까지는 아니지만 지금 걷는 곳이 빙판인지, 물 위인지 알 수 없지만 바지가 조금 젖는다고 주저앉지 말아요. 당신이 서 있는 한 하늘은 무너지지 않을 테니까요.
이서하 시인(2016 한경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