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변화무쌍…내년에 지사직 할지 안 할지 알 수 없어"
"균형발전" vs "정치행보" 공공기관 이전 놓고 반대측과 치열한 설전

"정치적 이득을 따진다면 저한테는 손실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전하게 되는 지역을 다 합쳐도 수원시민보다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관련 난상 토론회'에서 '대선용 정치적 행보'라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내년에 이 지사가 대선에 출마해 지사직을 사퇴할 경우 후임 지사가 오면 공공기관 이전이 번복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내년에 새 지사가 취임할지, 내가 계속할지 알 수 없다.

정치라는 게 워낙 변화무쌍하다"고 받아넘겼다.

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 지사가 당의 후보로 선출될 경우 늦어도 대선 3개월 전인 12월 초에는 지사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현시점에선 이를 예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날 토론회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3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에 대해 해당 기관 노조와 수원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함에 따라 마련됐다.

이재명 "공공기관 이전이 대선용? 되레 정치적 손실 커"
공공기관 이전에 반대해 삭발까지 한 이오수 전 광교비상대책위원장은 "김문수 전 지사도 정치 속셈으로 도청사의 광교 이전을 중단했었다"며 "이 지사도 대선을 앞두고 북부지역 주민표를 의식한 정치행보가 아니냐"고 따졌다.

이강혁 경기도공공기관 이전반대 범도민연합 위원장은 "온다, 안 온다하며 20년을 기다렸는데 행정의 신뢰성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양철민 경기도의원(수원8)은 "발표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을 협의라고 볼 수 없다"면서 "2019년 5월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융복합타운 계획의 도의회 승인 당시 이 지사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2년도 안 돼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경기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 의장은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절차와 타당성 검토를 거치지 않았으며, 소속 노동자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결정인데도 두 달이 넘도록 한 차례도 협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는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거대한 문제에 대해 적당히 모른 척하고 넘어 갈 수도 있지만,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과제라고 생각해 저항을 감수하고 추진하게 됐다"며 "결단의 문제이고, 1천300만 전체 도민을 보는 게 제 의무"라고 말했다.

'사전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을 두고는 "미리 다 승인받고 이사회 의결하고 정관 바꾸고 한 다음에 발표해서는 언제 할 수 있겠냐"며 "지금 첫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했다.

'성남시장 때 공공기관 이전을 반대해 놓고 지금 와서 균형발전을 얘기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전한 부지의 주상복합 용도 변경을 반대한 것이지, 이전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지사는 지난 2월 17일 GH,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연구원,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7곳에 대한 3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과 경기도공공기관이전반대범도민연합은 "사전에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했다"며 잇따라 반대 집회를 연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일방적인 기관 이주 결정은 소속 직원과 가족, 인근 주민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이 지사를 상대로 이전 계획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은 다음 달 5월 3일이다.

범도민연합은 지난 16∼20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전 반대 서명에 온라인 6천300여명, 오프라인 7천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공공기관 이전이 대선용? 되레 정치적 손실 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