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는 21일 자당 서병수 의원이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발언한 데 대해 당론ㅇ니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탄핵사태에 사과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당을 떠나니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 발언은)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대정부질문 내용을 일일이 미리 체크하고 의견을 줄 수는 없다"며 "그래서 의원 개개인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섭 비대위원도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를 구한 지 이제 고작 5개월이 지났다"며 "이러니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두고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개탄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당내 온도차가 감지됐다.

주 대표 대행은 기자들에게 "전직 대통령들이 오랫동안 영어 생활하는 데 대해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권 주자인 홍문표 의원도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국민 화합 차원에서 문 대통령의 용단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사면 쪽에 손 한번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은 회의에서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사면 얘기가 나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재보선에서 회초리를 세게 맞는 걸 보고서도 떠오르는 게 없는지 우리 당 의원들께 진지하게 묻고 싶다"고 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사면론에 대해 "양형이 과했다는 정도는 논의해볼 가치가 있다"면서도 "젊은 지지층 소구가 중요한 시기에 사면론을 꺼낸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SNS에서 서 의원의 발언 기사를 링크하며 "국힘은 구제 불능"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옛 친박계 서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과연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나"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