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박용진이 열거한 남녀 징병국가 상황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스라엘, 남녀 공히 全국민징병제…전투보직 여성장벽도 법률상 폐지
스웨덴·노르웨이, 남녀 의무병제 도입했으나 실제 징집병은 '일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모든 남성 국민 대상 징병제인 현행 병역제도의 대안으로 모병제와 더불어 '남녀평등복무제'를 제안해 관심을 모았다.
박 의원은 자신의 신간 저서 등을 통해 현행 병역제도를 '모병제'로 전환해 지원 자원을 중심으로 군대를 유지하되, 온 국민이 남녀불문 40∼100일 정도의 기초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혼합병역제도인 '남녀평등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남녀가 군대를 가는 사회"로 이스라엘, 스웨덴, 노르웨이를 거명했다.
또 같은 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는 남녀를 모두 아우르는 2천만 명 규모의 예비군 제도 도입을 거론하며 앞서 언급한 세 나라에 스위스를 추가했다.
이에 연합뉴스는 이스라엘,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등 4개국의 여성 군복무 상황이 실제로 어떠한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현지 정부 보도자료 및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확인했다.
확인 결과 박 의원이 '2천만 예비군'을 언급하면서 시사한 전국민 징병제를 실질적으로 시행 중인 나라는 이스라엘이었고,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남녀 구분 없이 특정 연령대의 모든 국민이 징병대상이 될 수 있다는 원칙 하에 실제 복무는 일부에게만 시키는 상황이었다.
또 스위스는 남성의 경우 군복무가 의무이나 여성은 자원 복무 개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 창군과 동시에 남녀 가릴 것 없이 全국민징병
4개국 중 이스라엘은 성별 구분 없는 보편적 의무병제라는 점에서 박 의원이 언급한 '2천만 남녀 예비군' 구상과 가장 가까운 사실상의 '전 국민 징병'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948년 창군이래 줄곧 여성에게도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시켜왔다.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건국과 동시에 여성도 의무병제에 포함한 명분은 군 복무가 가능한 모든 국민을 동원함으로써 신생 유대인 국가에 요구되는 안보상 필요를 충족하려는 측면이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군도 사회적 평등 원칙을 충실히 따른다는 것이었다.
현재 이스라엘에서 18세 이상의 유대교인은 남녀 모두 군에 징집된다.
2020년 기준으로 남성은 2년6개월(특정 보직은 4개월 추가 복무), 여성은 2년(특정 보직은 8개월 추가 복무) 의무복무를 해야 하며 제대후에는 국가가 부를 때 의무적으로 입대해야하는 예비군으로 편성된다.
단, 징집대상자임에도 종교적, 신체적, 심리적 사유, 범죄경력, 해외거주 등에 의해 면제받는 사람 비율은 2013년 기준 26%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애초 '군복무법'에는 여성에게 개방된 보직이 정해져 있었으나 1987년 전투 보직, 근무 조건이 여성에 적합치 않은 보직, 육체적인 힘이 요구되는 보직 등은 여성이 맡지 못하도록 하는 상설 조항 3개가 폐지됐고, 2000년 개정된 군복무법은 이스라엘군에서 어떤 역할이든 여성의 복무 권리는 남성과 동등하다고 못박았다.
현지 일간지 하레츠 보도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이스라엘군 전투 보직의 여성 군인은 7% 수준이다.
◇노르웨이, 명목상 남녀 의무병제…실제로는 개인 희망 감안해 군이 선발
노르웨이는 남녀를 공히 소집하는 원칙하에, 본인의 희망을 반영하는 느슨한 형태의 의무병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성은 1985년부터 자원할 경우 군 복무를 할 수 있었고, 2013년 징병을 여성에게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이 의회를 통과한데 이어 2015년부터 실제로 여성 징병이 이뤄졌다.
그로 인해 2015년부로 노르웨이는 성별에 관계없는 의무 복무 시스템을 채택한 첫 유럽국가이자, 첫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됐다.
당시 노르웨이 국방 당국은 군인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성중립적 군대를 만들어 더욱 다양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군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무 복무기간은 19개월이고, 2017년 기준으로 노르웨이 군 사병 및 장교 중 여성 비율은 12%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소집 대상 연령의 남녀가 모두 군대에 가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 의무 복무 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실질적으로 군 복무가 강제되지는 않으며, 징병 대상자 중 하겠다는 사람만 복무하게 되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도 허용된다.
즉, 노르웨이에서 '징병됐다'는 말의 의미는 현실적으로 '매우 치열한 군 입대 경쟁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는 의미이며, 만 19세의 노르웨이 국민 가운데 15%만이 입대하는 상황이라고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이 지난 3월12일 보도했다.
◇스웨덴, 성별 구분 없는 징병제이나 대상 연령 국민 중 선발된 4% 정도만 실제 복무
스웨덴도 같은 북유럽국가인 노르웨이와 유사하다.
1901년부터 남성에 대해 징병제를 운용하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징병을 보류했는데, 징병을 보류한 첫해인 2010년 징병법이 성별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개정됐다.
스웨덴 정부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등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행보를 비롯한 안보 상황 변화를 계기 삼아 징병을 재개한 다음 해인 2018년, 1999년 출생한 1만3천 명의 남녀 풀에서 4천 명을 선발해 12개월간 복무토록 했다.
해당 연령의 인구는 약 10만 명에 달했기에 병역의무를 실제 이행하는 사람 수는 징병대상자의 4% 정도에 불과해 징병제 국가라고 하기 어색한 수준이다.
동서 냉전시기 스웨덴 남성의 징병 비율은 85%에 달했다.
스웨덴군 홈페이지에 작년 10월21일자로 올라온 뉴스에 따르면 의무병제 재도입 이후 징집병 중 여성 비율은 매년 1% 포인트 정도씩 높아진 결과, 2020년 징집병의 17%가 여성으로 파악됐다.
스웨덴군은 징집 병사중 여성 비율을 2025년까지 30%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스위스, 남성은 의무·여성은 자원 시 입대…군내 여성 비율 미미
스위스는 19세 이상 신체검사 기준을 충족한 남성에 대해 의무병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여성은 자원하면 어느 병과로든 입대할 수 있다.
2016년 전문가위원회가 매년 1만8천 명 필요한 신병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여성도 징집대상에 포함하길 정부에 권고했지만 아직 실현되진 않았다.
'스위스인포'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군내 여성 비율은 2018년 0.7%, 2020년 0.8%로 각각 집계됐다.
박용진 의원실 관계자는 스위스를 거론한 데 대해 "스위스는 여성 징병제 소개 차원에서 거론한 것이 아니다"며 "일정기간 부대 근무를 한 뒤 생업에 종사하면서 의무를 이행하는 스위스의 예비군 제도를 참고할만하다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
/연합뉴스
스웨덴·노르웨이, 남녀 의무병제 도입했으나 실제 징집병은 '일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모든 남성 국민 대상 징병제인 현행 병역제도의 대안으로 모병제와 더불어 '남녀평등복무제'를 제안해 관심을 모았다.
박 의원은 자신의 신간 저서 등을 통해 현행 병역제도를 '모병제'로 전환해 지원 자원을 중심으로 군대를 유지하되, 온 국민이 남녀불문 40∼100일 정도의 기초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혼합병역제도인 '남녀평등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남녀가 군대를 가는 사회"로 이스라엘, 스웨덴, 노르웨이를 거명했다.
또 같은 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는 남녀를 모두 아우르는 2천만 명 규모의 예비군 제도 도입을 거론하며 앞서 언급한 세 나라에 스위스를 추가했다.
이에 연합뉴스는 이스라엘,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등 4개국의 여성 군복무 상황이 실제로 어떠한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현지 정부 보도자료 및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확인했다.
확인 결과 박 의원이 '2천만 예비군'을 언급하면서 시사한 전국민 징병제를 실질적으로 시행 중인 나라는 이스라엘이었고,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남녀 구분 없이 특정 연령대의 모든 국민이 징병대상이 될 수 있다는 원칙 하에 실제 복무는 일부에게만 시키는 상황이었다.
또 스위스는 남성의 경우 군복무가 의무이나 여성은 자원 복무 개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 창군과 동시에 남녀 가릴 것 없이 全국민징병
4개국 중 이스라엘은 성별 구분 없는 보편적 의무병제라는 점에서 박 의원이 언급한 '2천만 남녀 예비군' 구상과 가장 가까운 사실상의 '전 국민 징병'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948년 창군이래 줄곧 여성에게도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시켜왔다.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건국과 동시에 여성도 의무병제에 포함한 명분은 군 복무가 가능한 모든 국민을 동원함으로써 신생 유대인 국가에 요구되는 안보상 필요를 충족하려는 측면이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군도 사회적 평등 원칙을 충실히 따른다는 것이었다.
현재 이스라엘에서 18세 이상의 유대교인은 남녀 모두 군에 징집된다.
2020년 기준으로 남성은 2년6개월(특정 보직은 4개월 추가 복무), 여성은 2년(특정 보직은 8개월 추가 복무) 의무복무를 해야 하며 제대후에는 국가가 부를 때 의무적으로 입대해야하는 예비군으로 편성된다.
단, 징집대상자임에도 종교적, 신체적, 심리적 사유, 범죄경력, 해외거주 등에 의해 면제받는 사람 비율은 2013년 기준 26%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애초 '군복무법'에는 여성에게 개방된 보직이 정해져 있었으나 1987년 전투 보직, 근무 조건이 여성에 적합치 않은 보직, 육체적인 힘이 요구되는 보직 등은 여성이 맡지 못하도록 하는 상설 조항 3개가 폐지됐고, 2000년 개정된 군복무법은 이스라엘군에서 어떤 역할이든 여성의 복무 권리는 남성과 동등하다고 못박았다.
현지 일간지 하레츠 보도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이스라엘군 전투 보직의 여성 군인은 7% 수준이다.
◇노르웨이, 명목상 남녀 의무병제…실제로는 개인 희망 감안해 군이 선발
노르웨이는 남녀를 공히 소집하는 원칙하에, 본인의 희망을 반영하는 느슨한 형태의 의무병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성은 1985년부터 자원할 경우 군 복무를 할 수 있었고, 2013년 징병을 여성에게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이 의회를 통과한데 이어 2015년부터 실제로 여성 징병이 이뤄졌다.
그로 인해 2015년부로 노르웨이는 성별에 관계없는 의무 복무 시스템을 채택한 첫 유럽국가이자, 첫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됐다.
당시 노르웨이 국방 당국은 군인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성중립적 군대를 만들어 더욱 다양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군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무 복무기간은 19개월이고, 2017년 기준으로 노르웨이 군 사병 및 장교 중 여성 비율은 12%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소집 대상 연령의 남녀가 모두 군대에 가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 의무 복무 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실질적으로 군 복무가 강제되지는 않으며, 징병 대상자 중 하겠다는 사람만 복무하게 되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도 허용된다.
즉, 노르웨이에서 '징병됐다'는 말의 의미는 현실적으로 '매우 치열한 군 입대 경쟁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는 의미이며, 만 19세의 노르웨이 국민 가운데 15%만이 입대하는 상황이라고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이 지난 3월12일 보도했다.
◇스웨덴, 성별 구분 없는 징병제이나 대상 연령 국민 중 선발된 4% 정도만 실제 복무
스웨덴도 같은 북유럽국가인 노르웨이와 유사하다.
1901년부터 남성에 대해 징병제를 운용하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징병을 보류했는데, 징병을 보류한 첫해인 2010년 징병법이 성별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개정됐다.
스웨덴 정부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등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행보를 비롯한 안보 상황 변화를 계기 삼아 징병을 재개한 다음 해인 2018년, 1999년 출생한 1만3천 명의 남녀 풀에서 4천 명을 선발해 12개월간 복무토록 했다.
해당 연령의 인구는 약 10만 명에 달했기에 병역의무를 실제 이행하는 사람 수는 징병대상자의 4% 정도에 불과해 징병제 국가라고 하기 어색한 수준이다.
동서 냉전시기 스웨덴 남성의 징병 비율은 85%에 달했다.
스웨덴군 홈페이지에 작년 10월21일자로 올라온 뉴스에 따르면 의무병제 재도입 이후 징집병 중 여성 비율은 매년 1% 포인트 정도씩 높아진 결과, 2020년 징집병의 17%가 여성으로 파악됐다.
스웨덴군은 징집 병사중 여성 비율을 2025년까지 30%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스위스, 남성은 의무·여성은 자원 시 입대…군내 여성 비율 미미
스위스는 19세 이상 신체검사 기준을 충족한 남성에 대해 의무병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여성은 자원하면 어느 병과로든 입대할 수 있다.
2016년 전문가위원회가 매년 1만8천 명 필요한 신병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여성도 징집대상에 포함하길 정부에 권고했지만 아직 실현되진 않았다.
'스위스인포'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군내 여성 비율은 2018년 0.7%, 2020년 0.8%로 각각 집계됐다.
박용진 의원실 관계자는 스위스를 거론한 데 대해 "스위스는 여성 징병제 소개 차원에서 거론한 것이 아니다"며 "일정기간 부대 근무를 한 뒤 생업에 종사하면서 의무를 이행하는 스위스의 예비군 제도를 참고할만하다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