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5월 하반기 미국 등에서 출시될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아이패드 라인업 중 전문가를 위한 최고 사양 제품으로, 아이패드로는 처음으로 애플이 독자 설계한 반도체 칩인 애플실리콘 'M1'을 탑재하게 됐다.
M1 칩은 이전까지 데스크톱·노트북 '맥' 제품에 인텔의 프로세서를 쓰던 애플이 자체 설계한 시스템온칩(SoC,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기술집약적 반도체)이다.
컴퓨터 구동에 필요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연산을 수행하는 뉴럴엔진, D램 등을 한데 합친 것인데, 성능은 물론 전력 효율도 최상급이라고 애플은 설명한다.
태블릿 PC에 고성능 노트북급의 칩을 탑재한 셈으로, 애플은 그 결과 이번 아이패드 프로가 역대 가장 빠른 기기라고 밝혔다.
종전 모델과 비교해 CPU 성능은 최대 50%, GPU 성능은 최대 40% 빨라졌고, 저전력 칩 탑재로 배터리도 하루종일 쓸 수 있게 됐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또 12.9인치와 11인치 2종류로 나오는데 이 중 12.9인치 모델에는 최상급 디스플레이인 '리퀴드 레티나 XDR'이 장착된다.
XDR은 애플이 자사 기술에 붙인 명칭으로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을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HDR은 영상·사진에서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해 화면의 전체 명암비를 크게 높임으로써 더 생생한 화면을 만드는 기술이다.
여기에 72개 발광다이오드(LED)를 썼던 전작과 달리 1만개의 미니 LED를 써 최대 화면 밝기를 1천600니트로 끌어올렸다.
아이패드 프로에는 또 초고속 통신기술인 5세대 이동통신(5G)이 적용되고 데이터의 고속 전송이 가능한 선더볼트 포트를 채택해 외부 기기와 연결해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전면 카메라에는 초광각(울트라 와이드) 카메라가 추가돼 더 넓은 화각으로 피사체를 촬영할 수 있고, 여기에 찍히는 사람이 화면의 중심에 오게 카메라가 스스로 앵글을 조정하는 '센터스테이지' 기능이 새로 도입됐다.
사람이 움직이면 이를 따라 카메라가 같이 이동하고, 새로운 인물이 카메라 앵글 안으로 들어오면 저절로 줌아웃해 새 인물도 화면 안에 들어오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최대 저장 용량도 2TB로 늘렸다.
이처럼 각종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노트북과의 경계는 더 모호해지게 됐다.
다만 가격 역시 웬만한 노트북을 웃도는 수준이다.
새 아이패드 프로는 이달 30일부터 미국 등 31개 국가에서 주문을 받기 시작하고, 다음 달 후반 판매가 시작된다.
가격은 11형 와이파이 모델의 경우 99만9천원, 12.9형 와이파이 모델은 137만9천원부터 시작한다.
국내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연합뉴스